“제가 관여할 건 아니다.”
최근 사생활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선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관련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잘라 말했다. 2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내달 이라크(6일·바스라국제경기장)와 쿠웨이트(10일·서울월드컵경기장)로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10차전 소집 명단(28명)을 발표한 자리에서다.
앞서 손흥민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금전을 요구한 전 여자친구와 그 일당으로부터 협박을 당해왔고, 결국 경찰에 고소하는 사건이 있었다. 협박한 일당은 지난 17일 경찰에 구속됐다. 물론 손흥민은 사생활 이슈를 뒤로하고 지난 22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승리와 함께 프로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홍 감독은 “경기 외적인 부분은 제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으면서 “UEL 결승전이 끝나고 소통했다. 경기를 뛰는 데 있어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해서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발 부상에 대해선 소통한 결과 큰 문제는 없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기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UEL에서 우승한 만큼, 그 ‘우승 기운’을 대표팀으로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긴 시간 동안 개인 성적은 최고였는데, 이번에 유럽에서 큰 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두며 팀 성적도 챙겼다. 특히 주장으로 우승을 한 건 기쁜 일이고 자랑스러워할 일”이라며 “선수가 긴 시간 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보상받는 일은 역시 우승하는 것이다. 축하의 말을 전하고 대표팀에서도 그 기운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홍 감독은 손흥민을 필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그동안 꾸준하게 핵심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발탁했다. 아킬레스건염 여파로 최근 휴식 중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제외됐다. 앞서 지난 3월 치른 7·8차전(오만·요르단) 소집명단과 비교했을 때 변화도 있었다. 김진규, 박진섭, 전진우(이상 전북), 문선민, 최준(이상 서울), 이한범(미트윌란)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아시다시피 지금 이 시기는 유럽파 대부분이 시즌이 끝났고, 또 휴식기에 들어간 선수도 있다. 그래서 선발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는 홍 감독은 “이번 2연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거로 본다. 더운 날씨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고려해 선발했다. 포지션별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발탁된 전진우라든지, 김진규 등은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가 가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김민재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소통하면서 관찰하며 지켜봤다. 이번엔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돼서 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한국 축구대표팀 6월 A매치 소집명단(총 26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 김동헌(김천), 이창근(대전)
▲ 수비수(DF) =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 최준(이상 서울),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 미드필더(MF) = 박용우(알아인), 김진규, 박진섭, 전진우(이상 전북), 원두재(코르파칸),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문선민(서울), 양현준(셀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 공격수(FW) =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