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전주] 강동훈 기자 = 올해 초 창단 10주년을 맞아 반드시 1부 ‘승격의 꿈’을 이루겠다고 당찬 목표를 내세웠던 서울 이랜드FC가 아쉽게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처음 진출한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전북 현대에 패했다. 서울 이랜드는 아쉽게 1부 승격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가능성을 보여주며 내년을 더 고대하게 했다.
서울 이랜드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PO 2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북에 1-2로 패하며 1·2차전 합계 스코어 2-4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서울 이랜드는 창단 10년 만에 처음 찾아온 기회를 놓쳐 1부 승격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승격의 꿈’이 좌절되자 이날 서울 이랜드 선수들은 일제히 아쉬움 속에 주저앉았고,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슬픔에 잠겨 눈물을 펑펑 흘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서울 이랜드 팬들은 이런 선수들을 향해 마지막까지 힘찬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또 ‘덕분에 행복한 1년이었습니다’ ‘고개 들자 새로운 역사를 쓴 그대’ 등 걸개를 걸어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그만큼 서울 이랜드는 올 시즌 승격엔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승격 전도사’ 김도균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고, 또 김오규와 김영욱, 오스마르(스페인) 등 1부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 착실히 전력을 보강한 서울 이랜드는 2부에서 공격적인 축구로 팬심을 사로잡았다. 최다 득점 1위(62골)에 오른 게 이를 대변한다.
또 젊고 유망한 선수들도 여럿 키워냈다. 올 시즌 2부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수상한 서재민이 대표적이다. 또 박민서와 박창환, 백지웅, 변경준, 정재민 등 2000년대 초반생들이 김 감독의 믿음 속에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팬심을 사로잡은 결과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서울 이랜드는 올 시즌 평균 관중 4천119명을 기록, 2부에서 최다 관중 3위를 기록했다. 평균 관중이 4천 명을 넘어선 건 지난 2014년 창단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웠다. 지난 1일 펼쳐진 승강 PO 1차전에서 1만3205명이 운집했다. 그만큼 올 시즌 역대급 시즌이었다.
김 감독도 한 해를 돌아보면서 “팀을 새로 맡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좋았던 때도 있었고 힘들었던 때도 있었는데, 다시 돌아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평가하면서 “승격은 실패했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성장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번 경험들이 선수들한테 큰 자산이 될 거로 믿는다. 올해 경험과 교훈을 발판 삼아 내년엔 승격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이랜드는 올해 창단 이래 처음으로 승강 PO까지 올랐다. 아쉽게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1부 승격 도전은 좌절됐지만, 부임 첫 시즌 만에 승강 PO까지 이끈 김 감독과 시즌 내내 보여준 선수들의 저력은 인상적이었다. 서울 이랜드는 내년에 더 경쟁력 있고 탄탄한 팀으로 성장하면서 1부 승격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한 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