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강원FC

[GOAL 인터뷰 ①] 데뷔 첫해부터 승강 PO까지 경험…이승원 “많은 걸 배웠던 시즌, 이젠 여유가 생겼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강원FC 미드필더 이승원(20)은 사실 ‘무명’에 가까운 존재였다. 올해 초 단국대를 중퇴한 후 강원에 입단했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B팀 소속으로 K4리그에서 3경기를 치른 게 전부였다. 지난 4월 1군으로 콜업돼 2경기(8·9라운드)에서 후보 명단에 포함됐지만, 데뷔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승원은 하지만 올해 5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 주역으로 활약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당시 그는 7경기 동안 공격포인트 7개(3골·4도움)를 올렸다. 특히 3골 중 2골을 페널티킥(PK)으로 넣고,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각각 3도움과 1도움을 기록하면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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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이승원은 주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잘 수행한 데다, 매 경기 성실한 플레이와 그라운드 곳곳을 종횡무진 움직이면서 동료들을 이끌었다.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 위주로 동료들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활약상 속에 그는 ‘브론즈볼’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승원은 강원으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로도 그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활약했다. 특히 올 시즌 강원이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간 끝에 잔류를 확정 지었는데, 이승원은 승강 PO 1차전 당시 선발 출전해 16분을 뛰는 등 데뷔 시즌에 신인 선수로서 잊지 못할 경험까지 했다.

 

“처음에는 K리그 템포가 너무 빠르고, 또 피지컬적인 부분도 많이 부족해서 힘들었다. 하지만 계속 출전하다 보니깐 템포에 적응이 됐고, 이젠 여유가 생겼다”는 이승원은 “반시즌 동안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데뷔 시즌에 승강 PO를 경험한 것도 저에겐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내년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즌을 돌아봤다.

 

이하 이승원 인터뷰 일문일답.

 

시즌을 치른 소감은.

 

“K리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팀에 늦게 합류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데뷔전을 치렀다. 반시즌 동안 뛰면서 감독님과 형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팬분들이 기대하셨던 것만큼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게 많이 아쉽지만,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반시즌 동안 K리그 무대를 뛰어보면서 느낀 점은.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K리그랑 큰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경기를 뛰어보니깐 K리그는 템포가 너무 빨랐고, 피지컬적인 부분에서도 제가 많이 부족했다. 또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깐, 제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수를 다 읽고 있었다.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

 

교체되는 시기가 이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출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독님이 이른 교체를 가져가셨던 부분을 이해했다. 뛰면서 스스로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또 경기장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감독님이 만족하실만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짧은 시간이라도 제가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다 보여주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5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때 도움을 기록할 뻔했다. K리그에 데뷔한 후 첫 공격포인트를 올릴 좋은 기회였는데 오프사이드로 무산이 됐다. 그게 가장 아쉬우면서도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데뷔를 앞두고 다섯 경기 이상 출전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14경기를 뛰었다.

 

“경기 수는 차차 늘려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조급함을 버리고 출전 기회를 받았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히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올 거로 생각했다. 처음 설정했던 다섯 경기 이상 출전 목표를 달성해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 경기 수를 계속 늘려나가고, 또 출전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면서 스스로 발전했다고 느끼는지.

 

“초반에는 템포 적응도 어려웠고 공을 잡으면 동료들의 위치도 잘 안 보였다. 그런데 계속 출전하고 또 시간이 지나니깐 템포 적응이 됐고, 조금씩 동료들도 보이게 됐다. 이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여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데뷔하자마자 팀 성적이 좋지 못해서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부담감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팀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까 사실 제가 뭘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감독님이 주문하신 것들을 수행하는 데 집중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데뷔 시즌에 승강 PO까지 경험했는데.

 

“데뷔 시즌에 이런 중요한 경기를 치렀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되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경험해보니깐 어떤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지 실감하게 됐다. 뭔가 다시는 승강 PO에 가고 싶지 않은 그런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윤정환 감독님에게 배운 것들이 있는지.

 

“감독님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감독님한테도 직접 듣고, 또 영상으로도 접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축구랑 또 제가 생각하는 축구랑 굉장히 비슷하고, 감독님이 잘하는 플레이를 되게 본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항상 훈련이 끝나고 나면 감독님이 따로 킥이나 패스 등을 옆에서 도와주시고, 피드백도 많이 해주신다. 앞으로도 감독님에게 배울 게 많은 것 같다.”

 

선배, 형들에게 배운 것은.

 

“형들이 너무 좋은 말과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중에서도 경기장 안에서 비슷한 포지션에 있는 (이)정협이 형이 경기를 뛸 때 위치를 많이 잡아주셨다. 그 외에도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시는 것 같다.”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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