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A매치를 치른 나상호(28·마치다 젤비아)가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홍콩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통해서다.
지난 2018년 11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나상호는 꾸준히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특히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준주전급으로 활약하더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26명)에 포함되면서 생애 첫 월드컵에 참가했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로 태극마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나상호는 2023년 6월 A매치를 끝으로 더는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국가대표와 멀어진 나상호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으면서 2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이날 A매치 복귀전을 치렀다. 나상호는 강상윤, 이호재와 함께 삼각편대를 꾸려 교체로 물러나기 전까지 80분 동안 왼쪽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나상호는 “굉장히 오랜만에 A매치를 치렀다. A매치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영광스럽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100%를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승리해서 기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안컵은 FIFA가 인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 유럽파 차출이 불가능하다. 이에 홍 감독은 K리그와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소집명단(26명)을 꾸렸다. 특히 새 얼굴을 무려 9명이나 발탁했다. 자연스레 나상호는 이번 소집명단 가운데서 조현우(43경기)와 김문환(29경기)에 이어 A매치 최다 출전 3위(28경기)였다.
“대부분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선수들이라서 많이 긴장하길래 제가 처음 월드컵에서 뛰었을 때 생각하고 임했던 마음가짐들을 이야기해줬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고, 또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나상호는 “긴장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고 장점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나상호는 끝으로 1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출전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월드컵을 한 번 다녀오면서 쌓은 경험들이 저에게 너무 뜻깊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항상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는 그는 “사실 지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후회 없이 제가 잘하는 걸 보여줘야 다음에 기회가 또 생길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용인 = 강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