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성장하면서 박지성 선배를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겠습니다.”
‘제2의 박지성’이라 불리는 강상윤(21·전북 현대)은 이렇게 말했다.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홍콩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서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강상윤은 앞서 지난 7일 중국과 1차전에서 후반 19분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그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도 웃지 못했다. 긴장한 탓에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이유였다.
강상윤은 “기쁘기도 하지만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며 “경기장에 들어가니깐 호흡이 금방 차고 몸이 무거워져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도 “데뷔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더 발전해야겠다는 뚜렷한 동기부여가 생겼다”며 더 나아진 모습을 약속했다.
그리고 나흘이 지난 이날 강상윤은 선발 출전해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면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나상호, 이호재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한 그는 장점인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투지를 앞세워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강상윤은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전반 26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서민우의 패스를 받은 그는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그는 펄쩍 뛰어올라 기뻐하더니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포효했다.
“지난 중국전은 플레이가 아쉬웠다. 그래서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잘 준비하는 것만 신경 썼다”는 강상윤은 “선발인 걸 알았을 때도 들뜨기보다는 차분함을 유지했다. 골 욕심보다 플레이에 집중하고자 한 게 골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데뷔골까지 넣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솔직히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성장하겠다”면서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꾸준히 뽑혀서 월드컵까지 도전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투지, 높은 공간 이해도, 영리한 움직임, 타고난 센스 등 박지성의 장점을 쏙 빼닮은 강상윤은 최근 팬들 사이에서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린다. 순박한 이미지도 박지성을 연상케 한다.
강상윤은 그러나 “박지성 선배와 비교는 그렇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박지성 선배를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지만 강상윤의 롤모델은 이재성이다. “플레이에서는 많은 선수들을 존경하고 한 명보다는 전체의 장점을 배우려 한다”는 그는 “마인드에 있어서는 이재성 선배를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 = 강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