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호주)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감독은 최근 국내·외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캡틴’ 손흥민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단호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를 앞두고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과 맞대결이) 상당히 기대된다.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며 “상당히 강한 팀과 맞대결을 펼치는데,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다. 또 멋있는 경기를 보여드리면서 잘 마무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바이에른 뮌헨과 두 차례 맞대결(3일 서울·11일 런던)에서 어떤 것을 점검할지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너무 좋은 상대와 맞붙는다. 좋은 기회고,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에서의 경기와 런던에서의 경기는 아마 여러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했을 때 다른 양상이 될 것 같다. 두 번의 맞대결을 통해 프리시즌을 통해 만들었던 걸 점검할 마지막 기회”라고 짚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 훈련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관해 묻자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훈련하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정신적으로 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연습경기를 하면서 체력이나 경기력을 잘 만들고 있다”며 “지금 런던은 날씨가 선선하다고 들었다. 돌아가면 편안하게 새 시즌 개막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주축 선수들이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나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2024)에 참가한 후 일정이 뒤늦게 끝나 제대로 된 휴식을 갖지 못해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와 미키 판 더 펜(네덜란드), 로드리고 벤탕쿠르(우루과이) 등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러나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많은 경기가 있다. 잘 준비하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완전체가 모이지 못한 부분은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내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의 재계약 여부를 두고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레전드로 평가받는 것과는 달리,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연봉 인상이나 확실한 계약기간 보장 등을 약속하는 게 아니라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의 재계약 문제는 저 혼자서 결정할 부분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후 “저는 손흥민 등과 어떻게 새 시즌을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구단에서 알맞은 시점에 재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재계약 문제보단) 새 시즌을 앞두고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덧붙여 “중요한 건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들의 성장을 돕고 팀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려면 선배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손흥민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며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고,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며 내심 손흥민과 계속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