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경합Getty Images

[GOAL 알라이얀] 8강 진출하긴 했지만…중요한 일전서 꺼내든 백 스리 전술 실패로

[골닷컴, 알라이얀(카타르)] 강동훈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요한 일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짝’ 전술 변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사우디를 상대로 백 스리 전술을 들고나왔지만, 선제 실점을 헌납하면서 통하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4-2로 승리했다.

승리한 클린스만호는 8강에 오르면서 우승을 향한 여정을 계속 이어나간다. 대한민국은 이 대회 9회 연속 8강에 올랐다. 클린스만호는 이틀 동안 재정비 시간을 가진 이후 내달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앞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먼저 8강에 안착한 호주와 4강 진출을 두고 격돌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깜짝’ 변화를 줬다. 부임 후 줄곧 백 포 전술을 활용해 왔던 그는 이날 처음으로 백 스리 전술을 꺼내 들었다. 앞서 조별리그 3경기 동안 6실점을 허용하는 등 수비 불안이 잇달아 지적되자 결국 변화를 가져갔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이날 선발 라인업 변화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전술 자체가 바뀔 거라곤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백 스리 라인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HD)이 형성했다. 좌우 윙백에는 각각 설영우(울산)와 김태환(전북현대)이 위치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클린스만호의 전술 변화는 실패였다. 전반 중반까지는 김민재를 중심으로 김영권과 정승현이 안정적인 라인을 구축하면서 잘 버텨내는 듯했다. 특히 이날 클린스만호는 사우디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공세에 흔들리면서 주도권을 내줬지만, 최대한 사우디의 공격을 틀어막으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위험천만한 장면도 몇 차례 있었다. 특히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클린스만호는 위기를 맞았다. 당시 살레 알셰흐리(알힐랄)와 알리 알라우자미(알나스르)의 연이은 헤더슛은 모두 골포스트 상단을 강타했다. 이어 살렘 알다우사리(알힐랄)의 슈팅은 골문 안으로 들어가던 찰나 김민재가 몸을 날려 걷어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무실점으로 전반을 마친 클린스만호는 백 스리 전술 변화가 성공적으로 자리잡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실점을 내줬다. 후반 1분 다우사리가 원터치로 방향을 돌려놓으면서 패스를 찔러줬고,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압둘라 라디프(알샤바브)가 오른쪽 골문 구석을 겨냥해 왼발로 밀어 넣었다.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날리면서 팔을 뻗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클린스만호는 이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7실점을 헌납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전술 실패를 인정하고,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19분 정승현과 이재성(마인츠)을 불러들이고 박용우(알아인)와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클린스만호는 백 스리에서 다시 백 포 전술로 변화를 가져갔다. 이후 전방에 무게를 실으면서 공격의 고삐를 당겼고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웃었다.

클린스만호는 다행히 8강에 오르면서 64년 만의 아시아 최정상을 향한 목표를 계속 이어가지만,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변화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그동안 백 스리 전술을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던 데다 16강이라는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