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저에게 책임이 있다. 기대에 못 미쳐 팬분들에게 죄송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킥오프 5분 만에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0분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게 됐다. 아울러 무패행진(4승4무)을 이어가면서 B조 1위(승점 16)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와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서 바짝 추격당하는 처지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홍 감독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뒀는데, 모든 건 저에 대한 책임이다. 팬분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후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도 잘 준비했고, 오늘 경기장에서 준비한 것들을 잘 보여줬다. 특히 오만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는데 그게 잘 나타났다.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건 분명하다”고 총평했다.
한국은 3차 예선을 치르는 동안 유독 안방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 4경기 동안 1승(3무)에 그쳤다. 홍 감독은 “원정에선 좋은 결과를 얻었다. 득점력·경기력 모두 나쁘지 않았다. 반면 홈에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너무 부담을 느끼고, 분위기적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짚었다.
이어 “유럽에서 뛰다 오는 선수들은 시차 적응 등 컨디션 문제도 있다. 아무래도 컨디션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준비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3차 예선 여정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팬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죄송하게 생각한다. 특히 홈에서 승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 홍 감독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 두 경기는 이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외에 다른 면에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치명적 실책을 범한 박용우(알아인)에 대해 홍 감독은 “대체할 선수를 찾는 게 중요한데, 아직 찾지 못하는 게 있다”면서도 “실수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하기엔 과하다. 전체적인 밸런스나 콤비네이션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중원 조합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수 본인이 스스로 더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고 잘 풀어가다가 이후 주도권을 내주더니 동점골을 실점했다. 홍 감독은 “시작은 좋았다. 준비한 콘셉트 대로 잘 됐다. 그러다 주도권을 내주면서 실점했는데, 사실 실점한 팀에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건 축구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 상황을 버텼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버티지 못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밀집 수비에 고전하는 부분에 대해 홍 감독은 또다시 “밀집 수비를 깨는 방법은 분명 있다”고 단호하게 답하면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래도 오만전보단 분명 나아졌다고 본다. 측면에서 돌파나 2대1 패스, 공간 침투 등 잘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마무리가 중요한데, 그 부분이 잘 안 됐다. 그런 부분은 결과적으론 감독 책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