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이정빈 기자 = 주장 완장을 착용하고 쿠웨이트전을 치른 황인범이 경기 후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 카타르 월드컵보다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에서 더 큰 추억을 남기고 싶다는 소망을 꺼냈다.
황인범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한국의 4-0 승리를 도왔다. 이날 황인범은 대기 명단에 있는 손흥민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착용한 채 동료들을 이끌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황인범에게 주장 완장을 착용한 소감을 묻자 “영광이었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다”라며 “(손)흥민이 형도 경기 끝나고 열심히 한 대가를 이렇게 보상해 주신 거 아니냐면서 축하해줬다. 흥민이 형 말대로 열심히 묵묵히 하다 보니까 좋은 기회를 감독님께서 주신 것 같다. 감사하다”라고 뿌듯해했다.
이어 전임 감독들과 홍명보 감독 체제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월드컵 예선을 치렀던 건 벤투 감독님 시절이 처음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인데,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라며 “분석이 잘 이뤄지면서 상대에 따라 경기 계획을 세우고, 훈련 강도도 비슷한 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예선 과정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조 1위로 월드컵 진출을 이뤘다는 게 수확이다”라고 답했다.
황인범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월드컵 본선 진출이 팬들에게 ‘당연한 일’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각오했다. 황인범은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룬 나라는 많지 않다. (월드컵 진출이) 당연한 건 아닌데, 한국이 월드컵에 출전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됐을 정도로 선배님들이 잘해 놓으셨다”라며 “그거에 해가 되지 않도록 다음 월드컵을 잘 치러야 한다. 그 이후에 제가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월드컵 예선에서도 잘해서 월드컵에 나가는 게 당연한 일임을 팬들께 알려드리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8년 A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황인범은 어느덧 대표팀에서도 고참 라인에 가까워졌다. 이날 한국 선발 라인업 중 황인범보다 프로 데뷔가 빠른 선수는 이창근뿐이었다. 황인범은 “어떻게 세월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달려왔다”라며 “2차, 3차 예선에서 부족했던 부분도 있고, 잘했던 부분이 있었다. 월드컵에서는 예선과 다른 경기 양상이 될 거로 모두가 예상한다”라고 했다.
곧바로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를 희망했다. 황인범은 “옛날처럼 선수비 후역습 형태가 아닌, 카타르 월드컵처럼 저희가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잘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 나서게 될지 모르기에 모두가 대표팀을 생각하면서 잘 준비해야 한다. 카타르 월드컵이 저에게 아주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는데, 그거보다 더 큰 추억을 남길 대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인범은 이번 여름 소속팀 페예노르트 잔류에 무게를 뒀다. 황인범은 “저는 제가 속한 팀이 빅 클럽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후반기에는 부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고, 경기를 많이 놓친 건 오랜만이었다”라며 “그런 부분이 페예노르트 팬들께 죄송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 페예노르트 팀에서 계속 경기를 치른다면 제가 받은 사랑을 풀 시즌으로 돌려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휴식기 동안 잘 쉬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