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이정빈 기자 =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3백이 브라질 상대로 전혀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전에서 0-5로 패했다. 공수 밸런스가 모두 무너지면서 안방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도 홍명보 감독은 3백 전술을 가동했다. 3-4-3 전형으로 브라질을 상대했다. 조현우가 장갑을 착용했다. 김주성, 김민재, 조유민이 3백을 형성했다. 이태석, 백승호, 황인범, 설영우가 가운데에서 공수를 지원했다. 이재성, 이강인, 손흥민이 공격진을 이뤘다.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3백을 연달아 시험하고 있다. 수비 숫자를 늘려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면서 최전방에서는 손흥민의 속도를 살려서 한 방을 추구하고 있다. 이 계산은 지난 미국 원정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브라질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수들이 즐비한 브라질은 한국 수비진을 손쉽게 공략했다. 공략 패턴도 다양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마테우스 쿠냐는 개인 기량으로 압박을 쉽게 벗겨냈다. 호드리구 고에스, 이스테방은 순간적인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한국 수비진을 무너트렸다.
특히 한국 3백은 호드리구와 이스테방의 오프더볼 움직임에 고전했다. 전반 13분 한국 수비진 배후공간으로 움직인 이스테방을 모두가 놓쳤고, 이스테방은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스루 패스를 가볍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 41분에는 브라질이 공을 점유하다가 공격수 간 연계 플레이로 호드리구가 득점을 추가했다. 호드리구의 순간적인 속임 동작에 한국 3백 간격이 무너졌다.
후반전에는 실수까지 겹쳤다. 후반 2분 이스테방의 압박으로 김민재가 위험 지역에서 소유권을 잃었고, 이는 세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4분, 브라질이 높은 위치에서 압박으로 소유권을 빼앗은 후, 공격수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이면서 한국 선수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그리고 알맞은 공간을 찾은 호드리구가 멀티골을 달성했다.
후반 32분에는 코너킥을 위해 수비진이 올라왔는데, 오히려 상대에게 공간을 내줬다. 비니시우스가 배후공간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비니시우스는 조현우 골키퍼 앞에서 기술을 발휘하다가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홍명보호는 비단 실점 장면뿐 아니라 경기 내내 브라질에 시달렸다. 개인 기량으로나, 전술적으로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결국 후반 17분 김민재, 손흥민, 이재성을 모두 교체했다. 사실상 다음 경기를 바라보겠다는 의미다. 결국 홍명보호는 브라질을 상대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파라과이전에 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