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대한축구협회

[GOAL 상암] “말씀드릴 순 없지만…” 포옛 감독 거취에 말 아낀 정조국 코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파”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전북 현대 정조국 코치가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한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포옛 감독은 퇴장 징계로 인해 이날 벤치에 앉지 못해 정 코치가 대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전북은 팽팽하던 흐름 속 전반 39분 광주 이정효 감독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더니 전반 추가시간 3분 이동준이 선제골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다. 후반 25분 프리드욘슨(아이슬란드)에게 동점골을 헌납하면서 승부가 연장전으로 향했지만 연장 전반 10분 조성권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한 전북은 결국 연장 전반 추가시간 1분 이승우가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웃었다.

전북은 지난 2022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왕좌를 탈환했다. 동시에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6회·2000, 2003, 2005, 2020, 2022, 2025년)로 올라서면서 대회 최강자로 우뚝 섰다. 특히 이에 앞서 K리그1 챔피언에 오른 전북은 ‘더블(2관왕)’을 달성, 지난해 실추했던 명예를 되찾아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더블’은 2020년 이후 두 번째다. 프로축구 역사상 ‘더블’을 두 차례나 달성한 건 전북이 최초다.

정 코치는 “정말 멋진 경기, 치열한 경기 보여준 양 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아마 경기를 보신 팬분들도 정말 축구에 재미를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어떤 말로 표현하기보단 제가 전북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총평했다.

포옛 감독의 향후 거취를 묻자 정 코치는 “그 부분에 대해선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감독님 옆에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꼈다. 감독님의 장점을 많이 흡수했다. 영어도 많이 늘었고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며 “디테일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배운 부분을 잘 간직해서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며 “이 자리를 빌려서 포옛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의 뜻을 밝혔다.

포옛 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감을 줬는지 묻자 “지금 이 자리가 전북을 대표해서 하는 자리라서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럽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해드리겠다”면서도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디테일의 차이인 것 같다. 그동안 제가 선수시절부터 겪어온 감독님들과 포옛 감독님을 비교하면 디테일의 차이가 크다”고 짚었다.

선수들이 선제골 이후 타노스 코치에게 단체로 가서 인사한 세리머니에 대해선 “저는 전혀 준비한 지 몰랐다”는 정 코치는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런 모습이 올해 팀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감독님을 중심으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굉장히 신뢰하고, 또 서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게 경기장 안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코치는 “사담으로 말씀드리지만 어제 치료실에서 (이)승우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개인적으로는 스페셜한 능력을 지닌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역할을 해줄 선수인데,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올 한해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다. 그래도 버텨내면서 성숙한 어른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기대되고 내년이 더 무서울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승우의 빅 팬으로서 결승골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칭찬했다.

상암 =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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