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김형중 기자 = 포항스틸러스의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 영입 결정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포항은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는 경기 외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운명의 장난인 듯 기성용의 소속팀이었던 서울과 새롭게 둥지를 트는 포항과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최근 김기동 감독과 면담 과정에서 팀 내 구상에 자신이 없음을 확인한 후 이적을 결심했고 빠르게 손을 내민 포항행을 결정했다. 24일 첫 보도가 나왔고, 25일 구단은 성명문을 통해 기성용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울 팬들 입장에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지만 포항 입장에선 그야말로 굴러들어온 복이었다. 화려한 국가대표와 유럽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팀에 들어오는 것은 2010년 설기현 이후 처음이었다. 그만큼 기성용의 영입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경기 전 만난 박태하 감독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우연치 않게 에이전트와 통화 중에 기성용 선수가 팀에서 나오게 됐다는 얘길 듣고 여러가지 사정을 얘기했다. 머릿속에 스친 건 저희 팀이 3선에서 고민이 많았다. 재정적으로 영입 계획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이란 선수기 때문에 영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구단 사장님, 단장님, 팀장님과 얘기했다. 저녁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라고 했다.
기성용과 통화 내용에 대해선 "몸상태를 물어봤고 전후사정에 대해선 물어본 것 없다. 저희 팀에 왔을 때 상황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기 준비한다고 특별히 이야기 한 건 없다. 제 의사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잘해온 선수들 의사도 중요했다. 저는 기성용이 좋은 영입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선수들 생각도 중요했다. 신광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추진했다"라고 말했다.
기성용의 합류로 "저희 팀에 합류한다는 생각으로 바로 스친 게 기성용 보다 두 살 많은 신광훈, 동년배인 김인성 모두 나이가 무색할만큼 잘해주고 있다. 확신을 가지고 기성용과 얘기를 했다. 결정적인 영입 이유다"라고 전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예상되는 경기다. "제일 우려되는 부분이다. 언론 보도를 보고 심리적인 부분 등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다음 문제고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경기력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포항 원클럽맨으로서 생각했을 때 기성용의 이적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엔 "성용이가 그런 결정했을 때는 굉장히 많은 고민 했을 거다. 저도 포항에서 은퇴할 때 그랬다. 에이전트 통해서 FC서울에서 했던 것이 아깝지 않냐라고 얘기했다.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감독이 아니라 축구선배로서 얘기했다"라고 답했다.
오랜 부상에서 돌아온 안재준에 대해선 "상황을 봐야겠지만, 상황이 좋다면 10분 정도 예상한다. 못 뛸 수도 있다"라고 했다.
5경기 3승 1무 1패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포항이다. 박태하 감독은 "신인선수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 성장해줘서 고맙고 희생해줘서 고맙다. 신인선수를 쓰기가 어려운데 부상 선수들이 나오는 바람에 꺼내 쓸 카드가 적었다. 내보냈을 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그라운드에서 기성용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포항이 내달 3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뒤 공식적으로 영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박태하 감독의 의중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기성용의 이적으로 많은 서울 팬들이 상처를 받았다. 그런 부분은 이해해 줘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