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기 위해 찾아주셨는데 승리하지 못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6만4천912명의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도 태국과 무승부를 거두자, 황 감독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날 황선홍호는 초반부터 태국의 강한 압박에 잦은 실책을 범하는 등 고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안정감을 찾더니 공세를 퍼부으면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42분 이재성(마인츠)이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을 파고든 후 컷백을 내주자, 뒤에서 쇄도하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왼발로 밀어 넣었다.
황선홍호는 하프타임 이후로도 태국을 몰아붙였지만, 태국의 견고한 수비를 뚫어내는 데 고전하면서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도리어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선 태국에 한 방을 얻어맞았다. 후반 16분 니콜라스 미켈손(오덴세)가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를 뒤에서 쇄도하던 수파나트 무에안타(뤼벤)가 몸을 날려 밀어 넣었다.
황선홍호는 이후 남은 시간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결정력 난조 속에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 1만 추가한 황선홍호는 승점 7(2승1무)이 됐다. C조 1위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2위 태국(1승1무1패·승점 4)과 격차를 더 벌리진 못했다.
황 감독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기 위해 찾아주셨는데 승리하지 못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원정 경기도 남아 있기 때문에 실망스럽긴 하지만 잘 극복하고 다음 경기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소집 기간이 짧았다는 건 핑계”라는 황 감독은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진 부분이 많이 아쉽다. 선수들이 심적으로 급했고, 또 밸런스도 극과 극으로 달랐다. 안정감을 찾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뛰었는지 묻자 황 감독은 “100%로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생각한다. 준비 과정에서 시간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임하는 자세 등은 100% 신뢰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선수들이 분명 하나 된 마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아쉬웠지만, 그 부분은 모두가 같이 극복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주민규(울산HD)가 이날 A매치 데뷔전에서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장점인 포스트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황 감독도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일찍 뺀 건 그정도 소화할 거로 생각했다. 약속된 부분이었다. 사실 더 격차를 벌리고 주도하고 싶어서 교체하려고 했는데, 그 타이밍에 실점해서 엇박자가 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출발한 가운데 후반 17분 교체로 들어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 감독은 “리드 상황에서 볼을 더 소유하기 위해서 기술이 좋은 선수인 강인이를 투입했다”고 설명한 후 “경기를 준비하면서 사사로운 감정은 사치에 불과하다. 오롯이 승리하기 위해서 준비했다. 베스트라인업도 그렇게 짰다. 후회 없다. 다음 경기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서 베스트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