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브라질전 완패로 침울했던 한국 축구가 다행히도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했다. 파라과이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던 한국은 엄지성(스완지)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려 리드를 쥔 채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과이와와 10월 A매치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전반전이 끝난 현재 한국은 전반 15분 만에 터진 엄지성의 선제골을 앞세워 파라과이에 1대 0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로테이션을 가동할 예정”이라면서 “체력적인 이유도 있고, 조합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던 홍 감독은 지난 10일 브라질전(0대 5 패)과 비교했을 때 무려 8자리나 변화를 가져갔다. 다만 포메이션은 변함없이 3-4-2-1 대형으로 나서면서 스리백을 가동했다.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이동경(김천)과 엄지성이 위치해 공격 삼각편대를 꾸렸다. 중원은 김진규(전북)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호흡을 맞췄고, 좌우 윙백에는 이명재와 김문환(이상 대전)이 위치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이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파라과이(37위)보다 높은 데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7전 2승4무1패로 근소하게 앞선 한국(23위)은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 속 경기를 주도했다. 사실상 반코트나 다름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던 한국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 단단하기로 소문난 파라과이의 수비에 균열을 내면서 선제골을 터뜨려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15분 이명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니오르 알론소(아틀레치쿠 미네이루)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문전 앞에 떨어지자 엄지성이 침착하게 오른발 하프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엄지성은 A매치 4번째 출전 경기에서 2호골을 신고했다.
한국은 이후로도 공격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면서 기회를 엿봤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호시탐탐 배후 공간 침투를 시도했고, 엄지성은 왼쪽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파고들고 이동경은 중앙지향적으로 움직이면서 패스를 공급했다. 이명재와 김문환도 높은 위치까지 오버래핑을 시도해 측면에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밀함이 부족해 추가적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도리어 치명적 미스로 동점골을 내줄 뻔했다. 전반 43분 이한범의 백패스 미스를 호날두 마르티네스(플라텐세)가 가로챈 후 순식간에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어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김승규가놀라운 반사신경으로 팔을 뻗어 결정적인 선방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