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울] 이정빈 기자 = FC서울과 전북현대가 코리아컵 8강에서 서로에게 창을 겨눈다. 서울 김기동 감독과 전북 포옛 감독 모두 뒤 없는 승부를 각오했다.
서울과 전북은 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맞대결을 치른다. 코리아컵 우승을 노리는 서울과 전북은 서로 다른 분위기에서 만났다. 홈팀 서울은 기성용과 작별한 김기동 감독을 향한 여론이 바닥으로 향했다. 직전 포항스틸러스와 홈 경기에서 승리했음에도 서울 팬들은 김기동 감독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구단 버스까지 막았다.
반면 전북은 포옛 감독 체제에서 19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한국 무대 적응기를 가진 포옛 감독은 이내 전북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리그에서 압도적인 기세를 뽐낸 전북은 코리아컵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기동 감독은 “결승에서 만나길 바랐는데, 이렇게 만났다. 어쨌든 넘어서야 할 산이다”라며 “전북이 19경기 무패 중인데, 계속 잘 나갈 수는 없다. 질 때가 됐는데 오늘이 그날이기를 기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울은 지난 포항과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득점을 올렸다. 이를 고무적으로 바라본 김기동 감독은 “K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기회가 오면 득점할 수 있는 능력, 상대가 밀집 수비할 때 파고들 수 있는 개인 능력, 이런 부분이 외국인 선수들이 더 낫다고 판단해 기용했다”라며 “그동안 득점이 안 터졌다. 이렇게 득점하면서 자신감이 올라오면 더 많은 득점이 나올 거다”라고 기대했다.
전북이 로테이션을 가동한 반면, 서울은 주전 전력을 꺼냈다. 특히 부주장인 김진수가 휴식 없이 계속 나서는 부분에 “계속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지난 경기 빼주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경기 중에도 계속 소통했다”라며 “선수들 회복 훈련하고 이틀 정도 쉬었는데, 몇 선수들은 더 관리해 주고 있다. 큰 문제 없을 거다”라고 했다.
서울과 맞서는 포옛 감독은 “로테이션을 많이 돌리지 않다 보니까 뛸 수 있는 선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늘은 그 선수들이 기회를 얻게 된 것 같아 기쁘다”라며 “휴식기 생각은 접어두고 오늘 경기 이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난 경기를 돌아보면 안산과 연장전까지 갔고, 대전전에는 3골 먼저 넣고 퇴장이 나와 2실점 하는 등 어려웠다. 변수가 나올 수 있으니 오늘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리그에서 순항 중인 전북은 자연스럽게 더블 가능성이 떠올랐다. 서울을 꺾으면 더블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포옛 감독은 “오늘에만 집중해야 한다. 좋은 흐름을 타면서 얻은 자신감을 활용해야 한다”라며 “미래에 관해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나쁠 거 없지만,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포옛 감독은 지난 서울과 맞대결에서 상대 밸런스가 흔들렸다고 짚었다. 코리아컵에서 서울을 다시 만난 포옛 감독은 서울의 수비력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포옛 감독은 “지난 1달 동안 리그에서 가장 수비가 탄탄했던 팀이었다. 서울은 수비가 단단하기에 득점을 만들기 어렵다”라며 “마냥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