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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리뷰] 역습 스페셜리스트 황인범, 소치전 1도움 1관여 맹활약!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모처럼 8번(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되찾은 루빈 카잔 미드필더 황인범(25)이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의 신흥 강호로 떠오른 PFC 소치를 상대로 특유의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루빈 카잔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소치를 상대한 2021/22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불안정한 수비 탓에 선제골을 헌납했으나 이내 연속골을 뽑아내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소치는 올 시즌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3위에 오른 팀이다. 반면 루빈 카잔은 최근 부진이 이어지며 리그 9위까지 처진 상태였으나 이날 소치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쇄신했다.

황인범은 레오니드 슬러츠키 루빈 카잔 감독이 가동한 4-2-3-1 포메이션의 '2'에서 한 축을 담당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 두 경기 연속으로 자신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올리버 아빌트고르가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한 탓에 4-1-4-1 포메이션에서 혼자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지만, 소치 원정에서는 자신에게 더 익숙한 8번 자리에 배치됐다. 그는 수비라인을 높게 끌어 올린 소치를 상대로 중원에서 볼을 잡으면 지체없이 뒷공간을 찌르는 침투 패스로 루빈 카잔의 역습에 날카로움과 속도를 더했다. 루빈 카잔이 터뜨린 두 골 모두 황인범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 황인범, 소속팀 복귀 후에도 장거리 이동 이어갔다

최근 한국 대표팀에서 복귀한 후 소속팀에서 정상 훈련을 하루밖에 소화하지 못한 황인범은 소치 원정에 나서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미 그는 지난 약 2주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에선 A조 5~6차전 경기를 치른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러시아, 한국, 카타르를 거친 후 다시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데 이동거리만 2만km에 육박한 상태였다. 이후 그는 소속팀 복귀 직후 카잔에서 무려 2000km 떨어진 소치 원정에 나섰다. 이날 황인범은 경기 내내 지난 12년째 에콰도르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노보아(36)와의 경합이 잦았다.

루빈 카잔은 최전방 공격수 조르제 데스포토비치, 왼쪽 측면 공격수 크비차 크바라츠켈리아, 왼쪽 측면 수비수 일리아 사모슈니코프가 나란히 부상으로 소치 원정에 결장했다. 슬러츠키 감독은 백업 스트라이커 게르만 오누가를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했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가 더 익숙한 솔트무라드 바카에프를 왼쪽으로 돌려 크바라츠켈리아의 공백을 메웠다. 사모슈니코프를 대신해서는 백업 자원 알렉산데르 주에프가 선발 출전했다. 루빈 카잔은 선수 구성에 적지않은 변화가 생긴 탓인지 경기 초반부터 소치의 빠른 공격 전개에 고전하며 수비라인이 크게 흔들렸다. 소치는 전반에만 루빈 카잔에 슈팅수로는 12대4로 크게 앞섰다.

소치는 27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미드필더 노보아가 올린 크로스를 브라질 수비수 호드리강 프라두가 헤더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황인범을 중심으로 한 속공으로 높은 위치까지 올라선 소치의 수비라인을 공략한 루빈 카잔의 이날 전략은 주효했다. 황인범이 31분 후방 미드필드 지역에서 자신을 향해 튕겨오는 볼을 하프발리 형태로 왼쪽 측면 뒷공간을 향해 길고 빠른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황인범의 기습적인 패스를 빠른 속도로 따라가 잡아낸 바카에프는 아크 정면을 향해 컷백을 연결했고, 이를 아빌트고르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이어가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81분에는 황인범이 중원에서 오른쪽 측면을 향해 뿌려준 롱볼을 2선 공격수 안더스 드레이어가 잡은 후 페널티 지역까지 진입해 강력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어 루빈 카잔은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도 공격 진영까지 볼을 몰고 전진한 황인범이 연결한 패스를 드레이어가 추가골로 연결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 루빈 카잔의 모든 위협적인 역습 공격은 황인범을 통해 이뤄졌다

뒷공간 침투 위주로 공격을 풀어간 이날 루빈 카잔의 키를 쥔 선수는 황인범이었다. 그는 루빈 카잔이 주도권을 빼앗긴 채 고전하던 16분 미드필드 지역 하프라인 부근 좁은 공간에서 두발 사이에 볼을 두고 간결하면서도 빠른 터치로 상대 선수 두 명을 차례로 벗겨낸 뒤, 파이널 서드 오른쪽 측면으로 절묘한 롱볼을 연결하며 침투해 들어가는 2선 공격수 드레이어의 움직임을 극대화했다.

황인범은 31분 동점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연결한 뒤, 42분 또 다시 하프라인 부근에서 전방으로 침투하는 드레이어를 향해 상대 수비라인을 허물며 뒷공간에 떨어지는 패스를 연결해 페널티 지역까지 전개된 루빈 카잔의 공격을 이끌었다.

양 팀은 이날 후반전 초반 각각 선수 한 명씩 퇴장을 당하는 변수가 발생하며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소치는 59분 중앙 수비수 이고르 유르가노프가 돌파를 시도한 루빈 카잔 2선 공격수 세아드 하크샤바노비를 끌어당기는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했다. 그러나 수적 우위를 점하며 역전 기회를 잡는듯했던 루빈 카잔은 단 2분 만에 동점골의 주인공 아빌트고르가 상대를 향해 발을 높게 들며 경합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고, 양 팀은 남은 약 30분 동안 10대10 경기를 치르게 됐다.

각각 선수 한 명씩을 잃은 양 팀은 잔여 시간 동안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전에는 시간이 갈수록 공격 기여도를 높인 황인범 또한 후반전 상당 시간을 후방 미드필드 지역에서 팀의 수비 대형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

# 예사롭지 않았던 황인범의 패스, 역전골 어시스트까지

그러나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양 팀의 경기 중 차이점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황인범이었다. 그는 81분 하프라인 밑 공간 미드필드 지역에서 오른쪽 측면을 향해 침투하는 드레이어에게 정확한 롱볼을 연결했다. 이를 잡은 드레이어는 페널티 지역으로 진입한 후 깔끔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소치는 후반전 추가시간 코너킥을 얻어낸 후 골키퍼까지 루빈 카잔의 페널티 지역 안으로 진입시켜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를 끊어낸 루빈 카잔은 황인범이 역습 상황에서 상대 진영까지 볼을 몰고간 후 건넨 패스를 드레이어가 먼 거리에서 빈 골대로 차 넣으며 추가 득점까지 뽑아냈지만, VAR 확인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은 취소됐다. 황인범으로서는 유럽 무대 진출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2도움을 기록할 수 있었던 기회를 아쉽게 놓친 셈이다.

이로써 루빈 카잔은 강팀 소치를 상대한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 실점, 핵심 자원 아빌트고르가 퇴장 등 악재가 겹친 상황 속에서도 황인범의 유려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한 끝에 승리했다.

황인범은 이날 1도움을 보태며 올 시즌 현재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에서 루빈 카잔이 치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루빈 카잔은 오는 28일 밤 10시 30분 디나모 키예프를 상대로 홈에서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16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루빈 카잔은 소치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모두 챙기는 데 성공하며 리그 9위에서 8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현재 9위 루빈 카잔과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권이 보장되는 4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의 격차는 단 승점 3점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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