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남해] 이정빈 기자 = 낯선 곳에서 새 시즌을 치르는 인천유나이티드가 승격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군 복무를 제외하고 인천에서만 커리어를 보낸 ‘원클럽맨’ 김도혁은 모든 걸 바쳐서 승격을 이루겠다는 강한 다짐을 드러냈다.
김도혁은 9일 경남 남해 아난티에서 ‘골닷컴’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시즌 강등 아픔을 겪었던 그는 “인천을 떠날 이유가 없다. 강등은 선수들이 만들었다”라며 “그렇기에 강등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 크다. 선수들이 떠나더라도 승격은 이루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다소 어수선했던 분위기에서도 김도혁은 인천만을 생각했다. 무고사, 제르소, 이명주 등과 함께 인천에 남은 그는 이번 시즌 자신이 못 뛰더라도 팀의 승격을 바라는 등 확고한 충성심을 보였다. 현재 김도혁은 고향인 남해에서 다가올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도혁은 어느덧 33세 베테랑이 되었음에도 윤정환 감독의 세세한 지도를 받으며 많은 걸 배웠다고 답했다. 축구가 더 재미있어졌다는 김도혁은 경기장 안팎에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주장이 되어 주장 이명주와 함께 인천의 어린 선수들을 돕고 있다. 끝으로 지난 시즌과 다르게 이번 시즌에는 팬들에게 반드시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김도혁은 “팬들이 인천 경기장에서 응원도 응원이지만, 즐기면서 경기를 보셨으면 좋겠다. 올해는 꼭 저희가 즐거움을 드릴 수 있게 20승에 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꼭 승격하겠다”라고 각오했다.
이하 김도혁 인터뷰 일문일답
Q. 고향인 남해에서 전지훈련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남해에 자주 왔었는데, 오랜만에 왔다. 코로나19 유행이 지난 후에는 주로 창원으로 갔다. 창원도 좋았지만, 남해에 오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항상 남해의 기운을 받아서 가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와서 좋다. 마침, 8일이 제 생일이라서 간만에 고향에서 생일을 맞이했다. 타이밍이 좋아 집에서 부모님과 식사도 하니까 너무 좋았다.
Q. 윤정환 감독 아래서 보내는 첫 프리시즌은 어떤가?
이번 코칭 스태프 모두 미드필더 출신이라서 축구를 많이 배우고 있다. 물론 작년에 함께 하셨던 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픔이 있었지만, 그 아픔에 젖어 있으면 안 된다. 새 코칭 스태프는 중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많이 알려주신다. 잘 배우고 있고, 정말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
Q. 특히 어떤 부분을 많이 배웠는지 궁금하다.
중원에서 공을 받는 요령 같은 걸 많이 알려주셨다. 지도해 주신 대로 따라 하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축구가 더 재밌어졌다. 스스로 기대가 된다. 이번 시즌에는 우리 팀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다
Q. 윤정환 감독의 지도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윤정환 감독님은 섬세하고 세밀하게 알려주신다. 코칭 스태프 조합이 정말 좋다.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이호 코치님과 정혁 코치님이 세세하게 또 알려주신다. 지도자마다 차이가 있는데, 이번 코칭 스태프 스타일은 섬세하고 세밀하다.
Q. 지도 스타일이 달라져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크게 없다. 오히려 더 재밌으면서 배우는 시간인 것 같다. 이번 시즌이 저에게 더 의미 있는 시즌이 될 거다.
Q. 새 코칭 스태프 체제에서 바뀐 역할이 있나?
이전에는 윙포워드를 보다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등 상황에 맞춰 준비했다. 지금은 명확하게 중앙에서 자리를 지키라고 하신다. 전에는 느낌대로 축구했다면 이번에는 절제하고, 자제하면서 미드필더로 연결고리가 되게끔 축구하고 있다. 이렇게 축구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고,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윤정환 감독이 요구한 포지션이 스스로에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저는 어디에서나 열심히 하는 성향이다. 그렇게 막 가리지 않는다. 지금도 윙포워드에서 뛰라고 하면 나름대로 잘할 자신이 있다. 또한 중원에서도 미드필더 역할을 잘할 수 있다. 역할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Q. 윤정환 감독을 비롯해 인천을 거쳐 간 지도자들이 김도혁의 ‘성실함’을 장점으로 뽑는다. 커리어 내내 성실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하게 제가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하는 거고, 그런 모습이 책임감인 것 같다. 제가 기분대로 한다던가, 성실하게 뛰지 않으면 후배들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팀을 위한 책임감으로 묵묵하게 뛰고 있다.
Q. 그런 모습으로 인해 부주장으로 임명된 것 같다. 동료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나?
저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다. 말로 하기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편이다. 제가 아니더라도 (이)명주 형이나 (이)주용이, (민)성준이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다. 주장단 모두 이러한 성향이기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Q. 어린 선수들이 주장단을 보고 잘 따라오고 있나?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새로운 합류한 선수들이 인천의 분위기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모두 열심히 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유지하는 거에 많이 놀랐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 팀의 문화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해 자부심이 든다.
Q. 지난 시즌 이야기 해보자면 2024시즌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시즌 후에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저희로 인해 이전 대표님과 코칭 스태프가 떠났다고 생각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능력이 좋은 분들이라서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저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다. 축구를 떠나 저희 때문에 많은 분이 자리를 잃게 되었다. 떠나신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
Q. 시즌 후 외부적인 문제로 선수단에도 상당한 영향이 갔을 것 같다.
추스르기가 힘들었다. 제가 인천에서 뛰면서 제일 자부심을 느꼈던 게 강등되지 않았던 거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그걸 버텨내고, 이겨냈지만 작년에는 그러지 못했다. 너무 힘들어서 시즌이 끝나고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축구도 보니까 다시 동기부여가 생겼다. 팀 내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나.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팀을 위해 노력하고, 승격하는 거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Q.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본인을 비롯해 무고사, 제르소, 이명주 등 주축 선수들이 인천에 남았다.
이제는 떠날 이유가 없다. 예전에는 인프라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 강등은 선수들이 만들었다. 그렇기에 강등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 크다. 선수들이 나중에 떠나더라도 승격은 일궈내고 가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Q. 윤정환 감독 선임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선임이 늦어지면서 팀이 어수선했다. 승격으로 이끌 수 있는 분이 오셨으면 했다. 선수들도 잘해야 하지만, 좋은 지도자가 와서 팀을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윤정환 감독이 오셔서 잘됐다.
Q. 새 지도자가 오면서 선수들 의지가 남다른 것 같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신다. 윤정환 감독님이 오셔서 새로운 선수들이나 기존 선수들이나 경쟁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되게 의욕적이다. 이러한 상황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Q. 팀에 경쟁은 좋은 요소인데, 선수에게 경쟁은 다른 의미일 수 있다. 김도혁에게 경쟁이란 무엇인가?
경쟁은 당연히 필요하다. 최근에는 그런 경쟁이 많이 없었다. 지난 시즌 팀이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다. 올해는 시즌 끝까지 선수들이 힘내서 경쟁했으면 좋겠다.
Q. 본인의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모든 선수가 경쟁자다. 저 스스로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성실함이 나오는 것 같다.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경쟁에서 승리해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
Q. 동기부여가 남다른 것 같다. 승격 외에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거다. 그 외에는 없다. 제가 경기를 못 뛰어도 인천이 승격했으면 좋겠다.
Q. 승격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꾸준한 경기력이라고 본다. 작년 K리그2만 보더라도 꾸준한 팀이 없었다. 1위 팀도 하위권 팀에 많이 잡혔고, 비슷한 경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K리그2는 쉽지 않은 리그다. 새로운 코치님들이 K리그2를 경험하고 오셨는데, 항상 쉽지 않다며 어떻게 될지 모르는 리그라고 말씀하신다. 승격하려면 꾸준히 좋은 경기력 보여야 한다.
Q. 승격을 위해 필요한 승점은?
화성FC가 오면서 39경기 체제가 됐다. 20승 이상은 해야 한다.
Q. K리그2와 K리그1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경험하진 않았지만, K리그1은 전술 색깔이 뚜렷한 팀이 많다. K리그2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젊은 선수들이 절실하고 간절함으로 무장되어 있어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경기가 나오는 것 같다. 앞서 있다고 해도 승리가 당연하다는 생각 없이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팬들의 응원도 변수가 될 것 같다. 대다수 K리그2 구단의 팬 규모가 인천만큼 크지 않다. (김)명순이에게 물어보니까 수원이랑 경기하면 본인을 응원해 주는 것 같아 오히려 힘을 받았다고 하더라. 승격하기 위해서 반드시 홈에서 전승해야 한다. 원정 팀들에 인천 홈이 무섭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첫 경기부터 잘 준비해야 한다.
Q. 마침 개막 첫 2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경남FC전과 수원전 결과가 중요할 것 같다.
경남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원은 같은 숙소를 쓰다 보니, 친한 선수들과 이야기하면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인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첫 2경기를 홈에서 하는데, 이 경기들이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꼭 2연승 해서 3라운드 성남FC전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하고 싶다.
Q. 이번 시즌 경기장을 비롯한 K리그2의 환경적 요인도 변수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오히려 구단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원정 거리가 짧다. 제주도를 안 가서 다행이다. 제주 원정이 정말 힘들다. 잔디 상태만 좋다면 상관없다. 천안시티 잔디가 좋다고 들었다. 제가 군 복무할 때 아산 경기장 잔디도 정말 좋았는데, 지난 시즌에 보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전남도 좋았지만, 많이 망가졌다.
Q. 새 시즌을 앞두고 인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제가 느끼기에 지난 시즌 팬들이 경기장을 정말 많이 찾아주셨다. 2~3년 전부터 관중 수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저희가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고 너무 큰 아픔을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 선수들이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에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이대로면 승격에 문제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팬들이 인천 경기장에서 응원도 응원이지만, 즐기면서 경기를 보셨으면 좋겠다. 올해는 꼭 저희가 즐거움을 드릴 수 있게 말씀드린 20승에 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꼭 승격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