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릉] 김형중 기자 = 18세 '원더 보이' 양민혁이 펄펄 날았다. 자신이 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이적설의 주인공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강원은 26일 오후 7시 30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5라운드 전북과 홈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올 시즌 전북을 만나 모두 이겼던 강원은 이날도 승리하며 승점 3점을 따내 실시간 순위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전북은 이승우까지 투입했지만 승리하지 못하며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양민혁은 전반 32분 조진혁의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골문에 꽂으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후반 9분에는 김경민의 득점에 도움을 올리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83분을 뛴 그는 그야말로 그라운드를 펄펄 휘젓고 다녔다. 발 빠른 양발 드리블을 통해 수비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 그리고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12272명의 최다 관중이 모인 곳에서 모든 것을 보여준 셈이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양민혁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높은 순위로 가려면 전북을 잡아야했다. 전북에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저희가 더 노력해서 잘 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득점 장면에 대해선 "진혁이 형 패스가 워낙 좋았다. 첫 터치가 의도한 대로 되어서 슈팅까지 나왔다"라고 말했다.
양민혁의 맨투맨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였다. 초반부터 김진수는 강하게 나오며 양민혁을 괴롭히려 했다. 하지만 양민혁은 담담하게 맞서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전북 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저에게 강하게 나온다. 지지 않으려고 부딪히며 이겨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토트넘 이적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이에 대해 "그런 이적설에 있어서 정식 오피셜이 나온 것도 없고 어디까지 추측이라 말씀 드리고 싶다. 없는 얘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28일 또는 29일에 양민혁 이적에 대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할 계획이다. 양민혁은 "아마 출연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데 대표이사님이 알아서 잘 해주실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윤정환 감독이 득점 이후 해준 말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감독님이 베스트 골이라고 말씀하셨고 잘 잡아놨다고 말씀하셨다"라며 웃었다. 이날 득점이 자신의 베스트 골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오늘 골도 톱 3 안에 들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또 "오늘 경기도 평소와 같이 준비하려고 했다. 본의 아니게 긴장감과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 걸 잘 극복한 경기라 생각한다.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제 다음주 팀 K리그 일원으로 토트넘을 상대한다. 그는 "뽑혀서 경기하는 게 영광이다. 하지만 너무 잘하려다 보면 제 실력이 안 나오기 마련이다. 평소 K리그 준비하듯이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벌써 시즌 8골 4도움이다.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다. 양민혁은 "포인트가 점점 더 쌓이는 것 같은데, 과감하게 득점왕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득점왕 욕심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