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철기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파리 생제르맹(PSG)의 영입리스트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루이스 캄포스(60·포르투갈) PSG 단장이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만나 이적 논의를 나눈 정황까지 포착됐다. 캄포스 단장은 김민재가 처음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던 페네르바흐체 시절 때부터 지켜봐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8일(한국시간) “PSG가 김민재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캄포스 단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직접 김민재 에이전트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알나스르 또한 김민재를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캄포스 단장과 김민재의 에이전트가 만나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지에선 PSG가 김민재를 영입리스트에 추가하는 등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서 양측의 만남 자체만으로 PSG가 김민재 영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PSG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과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석권하면서 ‘트레블(3관왕)’ 대업을 달성했다. 프랑스 축구 최초의 ‘트레블’ 구단으로 축구계 역사에 이름을 새긴 PSG는 새 시즌에도 왕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번 여름 또 한 번 전력 보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특히 PSG는 올여름 센터백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난 시즌 ‘캡틴’ 마르키뉴스와 윌리안 파초가 붙박이 주전 센터백으로 나서 좋은 호흡 속에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다른 센터백 옵션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실제 ‘원클럽맨’ 프레스넬 킴펨베는 거듭된 부상으로 전력에 도움이 되질 않아 매각할 거로 전망되고 있고, 루카스 베라우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루카스 에르난데스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후 폼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
더욱이나 최근엔 마르키뉴스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이제 더는 PSG 유니폼을 입고선 이룰 것이 없는 만큼, 그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적을 추진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실제 복수 구단이 마르키뉴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PSG는 김민재를 포함해 마리오 길라, 이브라히마 코나테, 일랴 자바르니 등을 영입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가운데서 자바르니를 ‘최우선’ 영입 후보로 고려 중인데, 현재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이어지고 있다. PSG는 다만 자바르니 외에도 추가로 센터백을 영입할 계획이 있으며, 이런 가운데 김민재를 현재 고려 중이다.
김민재는 올여름 ‘방출 대상’으로 분류돼 바이에른 뮌헨과 동행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김민재에게 떠나도 된다고 ‘이별 통보’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초 5000만 유로(약 776억 원)로 책정한 김민재의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43억 원)까지 낮추면서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바이에른 뮌헨은 앞서 지난달 29일 바이어 레버쿠젠과 동행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요나탄 타를 영입해 이미 김민재가 떠날 것을 대비해놓기까지 했다. 현지에선 지난해부터 타를 강력하게 원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새 시즌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축 센터백으로 활용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재는 구상에서 제외했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년간 활약하다가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올해의 팀에 동시에 선정됐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 전반기 내내 붙박이로 뛰다가 후반기 들어서 벤치로 밀려났지만, 두 번째 시즌은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 부상 투혼을 발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