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브라이튼이 일찌감치 다음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의 한 자리를 예약했다. 불과 6년 전까지 3부 리그에 머물러 있던 브라이튼에는 무려 34년 만의 1부 리그 승격이다.
프리미어 리그가 지난 1992년 출범한 이후 브라이튼은 단 한 번도 잉글랜드 최상위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오히려 브라이튼은 그동안 3, 4부 리그를 전전했고, 지난 2011-12 시즌이 돼서야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승격해 현재까지 여섯 시즌 연속으로 2부 리그에 정착했다. 그러나 브라이튼은 지난 17일 위건 애슬레틱과의 챔피언십 43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자동 승격권이 주어지는 2위권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예약했다.
브라이튼을 운영하는 인물은 영국의 유명 포커 선수 토니 블룸 회장이다. 그는 브라이튼 회장 블룸보다는 포커 대회에 출전할 때 사용하는 애칭 '더 리자드'로 더 유명하다. 블룸 회장은 2004년 오스트랄아시안 포커 챔피언십, 2005년 노 리밋 홀덤 VC 포커 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각각 42만 달러, 35만 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또한, 그는 부동산 투자자로 활동하는 '재력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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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블룸 회장은 브라이튼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이 대대적인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이튼은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며 TV 중계권료, 스폰서십 등으로 추가 수익으로 2억 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2,880억 원)를 챙길 전망이지만, 무리한 투자는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블룸 회장은 잉글랜드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전력을 보강하겠지만, 엄청난 돈을 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블룸 회장은 "항상 그래왔듯이 점진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우리에게는 이미 좋은 선수들이 있다. 이미 만들어놓은 팀에 힘을 보태는 식으로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브라이튼은 프리미어 리그에 훌륭한 도시와 훌륭한 팬층, 그리고 매 경기 매진되는 훌륭한 경기장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팀이 도시와 팬들이 자랑스러워 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지난 시즌 아쉽게 승격을 놓친 후 전력을 유지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튼은 지난 시즌 승점 89점을 획득하고도 2위권 진입에 실패해 나선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셰필드 웬즈데이에 패해 프리미어 리그 승격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이후 브라이튼은 주축 선수 루이스 덩크, 데일 스티븐스, 앤토니 노카에르트 등이 이적 제안을 받으며 이적료로 총 2천만 파운드(약 288억 원)를 제시받았으나 이를 모두 거절하고 전력을 유지하며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꿈궜다. 결국, 브라이튼은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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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0년 브라이튼에서 태어난 블룸 회장은 40년이 넘도록 고향팀을 응원한 자칭 '골수 팬'이다. 그는 2009년 구단 지분 75%를 매입하며 회장이 됐다. 이후 블룸 회장은 어릴 적 삼촌 레이 블룸이 브라이튼 단장직을 맡았었고, 이에 앞서 할아버리 해리 블룸 또한 1970년대 구단 부회장직을 역임하며 자연스럽게 고향팀을 응원하게 됐다.
블룸 회장은 브라이튼을 인수한 후 지난 8년간 총 2억5천만 파운드(약 3천6백억 원)를 들여 홈구장 아멕스 스타디움과 영국 랜싱에 구단 훈련장을 새로 짓는 등 스타 선수 영입보다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