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잉글랜드에서 전통적으로 유독 프로 축구팀 감독을 일컫는 직함은 매니저(manager)다. 이는 보통 다른 나라에서 감독을 코칭스태프의 리더를 뜻하는 헤드코치(head coach), 혹은 팀 전술을 최종 결정하는 기술자(technician)나 선수단 훈련 담당자를 의미하는 트레이너(trainer)라고 부르는 풍토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잉글랜드에서 축구 감독이 '관리인'을 뜻하는 매니저로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구단에는 예전부터 운영진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기술이사(technical director), 단장(general manager) 등이 있었다. 선수단 운영 방침, 전술적 색체, 그리고 영입 등을 책임지는 이들도 감독이 아닌 기술이사와 단장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는 감독이 사실상 총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을 수십년간 이끈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아르센 벵거 감독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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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프리미어 리그도 차츰 '매니저'가 사라지고 '헤드코치'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음 시즌 프리미어 리그를 구성할 20팀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한 매니저는 14명으로 줄었다. 맨시티(펩 과르디올라), 토트넘(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카디프(닐 워녹), 본머스(에디 하우), 맨유(조세 무리뉴), 웨스트 햄(마누엘 페예그리니), 뉴캐슬(라파엘 베니테스), 레스터(클로드 퓌엘), 크리스탈 팰리스(로이 호지슨), 브라이턴(크리스 휴튼), 번리(션 디쉬), 에버턴(마르코 실바), 리버풀(위르겐 클롭), 사우샘프턴(마크 휴즈)가 각자 감독에게 매니저라는 직함을 부여했다.
나머지 6팀은 감독을 총책임자 매니저보단 제한적인 역할이 부여되는 헤드코치로 분류했다. 지난 20년간 '매니저' 벵거 감독 체제로 구단을 운영한 아스널도 올여름 선임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을 '헤드코치'로 구분했다. 풀럼(슬라비사 요카노비치), 첼시(마우리시오 사리), 허더스필드(데이비드 바그너), 왓포드(하비 가르시아), 울버햄프턴(누누 에스피리투 산투)도 매니저가 아닌 헤드코치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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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과르디올라 감독을 '매니저'로 선임한 맨시티도 전통적인 잉글랜드 구단이 아닌 스페인, 혹은 독일과 더 비슷한 구단 운영 모델을 구축했다. 치키 베기리스타인 기술이사가 선수단 운영자 역할을 맡으며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팀 훈련과 전술 구성에 전념할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다. 벵거 감독이 물러난 아스널 또한 바르셀로나 출신 라울 산레히 이사, 도르트문트 출신 스벤 미슐린타트 수석스카우트가 선수 영입을 책임지고 있다. 이 외에도 맨유는 에드 우드워드 사장, 토트넘은 다니엘 레비 회장이 사실상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