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전주] 김형중 기자 = 전북현대가 슬랑오르를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 토너먼트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이승우는 선발 출전하며 아시아 무대 데뷔전을 치렀지만 데뷔의 기쁨보다는 K리그 잔류를 먼저 생각했다.
전북은 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슬랑오르와 ACL2 H조 4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 터진 티아고의 선제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며 승점 3점을 얻은 전북은 슬랑오르를 제치고 H조 1위(3승 1패, 승점 9)로 복귀했다.
김두현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 투톱에는 티아고와 이승우가 섰다. 두 선수는 최근 리그에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지만, 이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할 기회를 잡았다. 티아고는 4개월여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대에 부응했고, 이승우는 가벼운 몸놀림을 바탕으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이승우는 투톱으로 나섰지만 전반전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며 미드필드와 최전방 등 공격 지역 전역을 누비며 활약했다. 쌀쌀한 날씨 탓에 경기 초반에는 번뜩이는 장면이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나타났다. 중앙선 부근까지 내려온 이승우는 오른쪽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침투하는 권창훈에게 그림같은 패스를 몇 차례 찔러주었다. 권창훈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 수비의 동선에 걸리지 않게 연결하는 패스가 타이밍 좋게 이어지며 전북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이승우는 오랜만에 선발 출전이었지만 65분을 활약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공격 포인트는 쌓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슬랑오르 수비진을 교란했다. 띄엄띄엄 경기 출전 속에 나타날 수 있는 경기 감각 문제도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승우는 "오랜만에 뛰어서 재밌게 했다. 다행히 이겨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이번 주말에 있는 가장 중요한 경기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랜만에 뛰니깐 초반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선수들과 뛰니깐 편하게 잘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티아고와 투톱에 대해선 "같이 많이 뛰어보지 않아서 적응하는 단계이고, 아직 같이 안 뛰어본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워낙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잘 많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훈련하면서 선발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처음 뛰어본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해서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라며 아시아 무대 데뷔 소감도 밝혔다.
권창훈과는 대표팀에서 맞춰본 호흡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창훈이 형과는 대표팀에서 뛰어봤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는 호흡을 맞춰봤다. 워낙 능력이 좋은 선수기 때문에 최대한 볼을 잡으면 연결해주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위협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 것 같고 서로의 장점을 서로 알고,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 후반전에는 경기장의 팬들이 '닥치고 공격'이라고 외치며 더 적극적인 공격을 요구했다. 한 골 차 불안한 리드 속에 추가골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승우는 "워낙 이 팀이 공격적인 팀이고 워낙 골을 많이 넣었던 팀이고 항상 이기는 게 익숙했던 팀이기 때문에 팬들의 마음에 공감한다. 선수들도 팬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팬들도 답답하고 저희도 답답한 입장인 것 같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노력해서 팬들이 원하시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라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주말 대구FC와 단두대 매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파이널라운드 들어오면 모든 선수들이 경기 임하는 태도와 자세가 리그 때와는 다르다. 저희도 그렇고 대구도 많은 준비를 하고 나올 것 같은데 홈에서 하는 만큼 꼭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