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종로] 강동훈 기자 =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내달 이라크(6일·바스라국제경기장)와 쿠웨이트(10일·서울월드컵경기장)로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10차전을 앞두고 “축구는 팀스포츠”라며 응집력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태극전사들에게 “국가대표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3차 예선 B조 9·10차전 소집명단(26명)을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그동안 꾸준하게 핵심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발탁됐다. 아킬레스건염 여파로 최근 휴식 중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이번 소집에서 제외됐다.
앞서 지난 3월 치른 7·8차전(오만·요르단) 소집명단과 비교했을 때 변화도 있었다. 김진규, 박진섭, 전진우(이상 전북), 문선민, 최준(이상 서울), 이한범(미트윌란)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서 전진우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전진우는 K리그1 최다득점 1위(10골)에 오르면서 최근 물오른 활약상을 보이자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홍 감독은 “아시다시피 지금 이 시기는 유럽파의 경우 대부분이 시즌이 끝났고, 또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래서 선발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는 홍 감독은 “이번 2연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거로 본다. 더운 날씨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고려해 선발했다. 포지션별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발탁된 전진우라든지, 김진규 등은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가 가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김민재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소통하면서 관찰하며 지켜봤다. 이번엔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돼서 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집명단을 발표하면서 선발 배경을 설명한 홍 감독은 취재진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여러 질문에 답한 홍 감독은 특히 유독 격정적으로 답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내비친 질문이 있었다. 바로 일부 유럽파가 빠지게 되면서 대표팀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홍 감독은 “일부 유럽파들이 빠지고 K리거들이 선발된 건 힘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 달 동안 경기를 하지 않은 선수가 중요한 경기들에 나간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난 경험을 통해 힘들다고 생각해 일부 유럽파들을 배제했다”고 잘라 말한 후 “요즘 우리 선수들은 좋은 능력과 재능을 갖고 있다. 유럽에 스카우트되고 진출하는데, 축구는 팀 스포츠다. 팀 스포츠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제 입에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항상 팀 스포츠가 우선순위다. 개개인의 재능이 모든 걸 덮으면 안 된다. 지금 있는 위치에서 더 성장해야 하는데 개개인의 재능만 보면 안 된다. 그건 안 되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또 국가대표로서 사명감도 필요하다. 물론 과거처럼 애국심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있는 위치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때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발탁된 선수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떤 선수들은 간절한데 어떤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끝으로 홍 감독은 “개개인의 재능과 함께 팀 스포츠 정신을 더해 강한 원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세계 최고 클럽에 여러 선수가 있지만 원팀이 되면서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고 제겐 숙제”라며 “그 부분들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축구대표팀 6월 A매치 소집명단(총 26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 김동헌(김천), 이창근(대전)
▲ 수비수(DF) =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 최준(이상 서울),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 미드필더(MF) = 박용우(알아인), 김진규, 박진섭, 전진우(이상 전북), 원두재(코르파칸),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문선민(서울), 양현준(셀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 공격수(FW) =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