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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LIVE] 황희찬 “좋아하는 축구 계속 배우고 싶다... 무티뉴와는 사우나도 같이 해"

[골닷컴, 청담동] 김형중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황소’ 황희찬이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한 한 해를 돌아봤다.

울버햄튼 원더러스 공격수 황희찬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시즌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황희찬은 “잘하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정말 많다”라고 자신의 시즌을 총평한 뒤, “운 좋게 첫 경기부터 뛰고 득점할 수 있었는데, 중간에 부상이 있던 게 아쉬웠다. 매 훈련 마다 잘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 시즌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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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지난해 8월 말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했다. 한국인으로서 14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된 순간이었다. 이어 겨울 이적시장에서 완전 이적 계약에 도장을 찍으며 본격적인 잉글랜드 생활을 시작했다.

한 시즌을 온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보내며 30경기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첫 시즌을 보냈다. 이는 역대 한국 선수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 시즌 최다골 기록이다.

지난 23일 새벽(한국시간) 리버풀과의 리그 최종전을 마치고 귀국한 황희찬은 숨 고를 틈도 없이 24일 오후 기자회견과 팬들과의 만남을 진행했다.

다음은 황희찬 기자회견 전문.

인사말

한 시즌 동안 기대와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런 자리 만들어주신 나이키에도 감사드린다. 많은 분 기자 분들 오셔서 감사드린다. 대표팀에서 하는 인터뷰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첫 시즌 보낸 본인의 평가는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

점수로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냉정하게 말하자면 잘하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정말 많다. 처음에 분데스리가에 있다가 급하게 프리미어리그로 왔는데 팀은 이미 3경기를 치른 상황이었다. 대표팀도 갔다 온 상황이라 전술적으로 적응할 시간이 없었는데 운 좋게도 첫 경기부터 뛰고 득점할 수 있었다. 중간에 부상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팀적으로도 좋은 순위에 있어서 재활을 하고 돌아왔다. 팀 성적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발전했다고 생각했지만, 리그에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이 부분은 더 잘할 수 있겠다, 저 부분은 보완을 해야겠다라는 생각할 순간이 많았다. 그 순간들로 인해 다음 시즌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매 훈련 참가할 때 스스로 동기부여가 됐고 더 잘하겠다는 생각이 커서 열심히 한 시즌이었다.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지만 아쉬움도 많은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좋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공격포인트가 없었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공격 포인트가 없어서 아쉬웠다. 팀에서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게 득점도 있지만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에서 연결하는 것을 원하신다. 그런 것에 집중하다 보니 공격포인트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 경기도 있었지만 공격포인트가 없어서 아쉬웠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팀이 원하는 연계와 공격포인트까지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올 시즌 많이 배웠고 다음 시즌엔 두 가지를 다 잘해서 업그레이된 선수가 되고 싶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니깐 월드컵에서 상대할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나?

좋은 선수가 많다. 월드컵에서 만날 선수를 상대할 때도 있었고, 팀 동료 중에도 있다. 진지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시즌 중이었고 월드컵까지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끼리는 '월드컵에서 만나면 유니폼 바꾸자', '너 만나면 더 쎄게 할 거야'라고 팀 내 포르투갈 선수들과 이야기 나눴다.

독일과 잉글랜드 차이?

성향 차이가 있다. 분데스리가도 많은 팬들이 오시는데 프리미어리그는 조금 다르다. 관중 수는 비슷해도 경기장과 관중석이 가까워서 그런지 열기가 더 뜨거웠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능하시다면 직관을 꼭 추천한다. 플레이 스타일도 성향 차이가 있다. 독일은 피지컬적으로나 전술적으로 더 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선수들이 빠르고 공수 전환 속도가 정말 빠르다. 보는 분도 재밌겠지만, 저도 정말 재미있게 뛰었다.

손흥민 득점왕 생각?

흥민이 형 경기를 매주 챙겨보고 있는데 너무 대단하다. 한국 선수로서 정말 대단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가 얼마 없는데 한국을 대표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후배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흥민이 형을 보면서 저도 저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동기부여가 된다. 득점왕을 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고 싶다.

울버햄튼은 한국과 인연이 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설기현 감독님이 계실 때는 2부 리그에 있던 걸로 안다. 지금은 한국에 대해 더 잘 아는 것 같다. 친구들도 많이 물어봐서 한국 식당도 알려준다. 한국 대표팀과의 경기를 기대하는 친구들도 있고, 흥민이 형에 대해 물어보는 친구도 있어 대답해준다. 한국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손흥민을 봤을 때 귀감되는 부분은?

득점력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지만, 제가 볼 땐 선수로서 힘든 부분이 항상 있는데 그걸 이겨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축구 능력은 당연히 뛰어나지만 부정적인 걸 이겨내는 능력이 대단하다. 본받을 만한 점이다.

후배들에게 유럽 진출 조언을 한다면?

영어 공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하다 보니깐 친구들과 가까워지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렇다 보니 경기에서도 차이가 난다. 유럽에 나갔던 처음 6개월 동안은 독일어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패스를 이렇게 줘, 저렇게 줘' 이런 얘길 하면서 경기력도 발전했다. 언어 외에도 어려운 순간이 오면 이겨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정신력이다. 사람의 몸은 머리가 지배한다고 예전 감독님께 이야기 해주셨다. 힘들어도 이겨낼거야라는 생각을 가지면 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도 그런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준비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경기 중 교체 준비할 때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중계에 잡혔었다. 이제 영어를 잘 하나?

축구 용어가 아무래도 영어다 보니깐 축구 이야기를 할 땐 괜찮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아직도 어렵다.

토트넘과 경기 후 손흥민에게 엉덩이를 보여줬던 게 화제였다.

3경기 연속 뛰면서 똑같은 곳을 부딪혔는데 그때 흥민이 형한테 엉덩이 좀 봐 달라고 얘기했었다. 근데 또 그때는 붓지 않았어서 형이 괜찮다고 말해줬다.

황희찬Getty Images

별명이 마음에 드나? 별명같은 저돌적인 플레이스타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했나?

별명은 다 마음에 든다. 황소도 그렇고 음메페도 괜찮다. 영국 축구가 아무래도 거칠다 보니 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배운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국가대표에 유럽파인데 계속 배워야 하나?

국가대표가 되고 유럽에서 뛰는 선수인데, 다른 분한테 축구를 어떻게 배우냐는 질문을 많이 받긴 한다. 그러나 축구는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순간도 있고 안 좋은 순간도 있는데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그렇다. 좋을 때는 계속 이어가려고 하고, 힘들 때는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어느 때든 배울 건 있다. 그 순간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비시즌 때도 잘 할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배우고 싶다. 축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 배워서 잘하고 싶다.

지금의 황희찬을 있게 한 터닝포인트는 무엇인가?

사실 크게 없었다. 항상 같은 얘기인데, 지금까지 프로 선수를 하면서, 그리고 그 이전에도 계속 노력을 했다. 항상 좋은 순간만 있지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힘든 순간이다. 그땐 항상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이 많은 힘을 줬었는데 아무래도 힘들 때는 가족들이 힘이 된다. 어머니가 유럽에서 같이 지내고 있는데 힘들 때 음식 같은 걸로, 축구 외적으로 많은 도움 주셨다. 전 그것을 통해 잘하려고 임했다.

손흥민 시대다. 선수로서 황희찬이 가야할 길은?

많은 선수들이 흥민이 형을 목표로 삼고 운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선수로서 존경하는 선수고, 대표팀에 왔을 때는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앞으로도 흥민이 형이랑 같이 잘 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이 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남은 몇 개월 동안 더 잘 얘기를 하면서 축구를 해야겠다.

손흥민의 득점왕이 한국 축구에 미칠 영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밑에 따라가는 선수로서 그 기록에 도전을 하고 발전해서 많은 분들께 재밌는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 흥민이 형이 골 넣을 때마다 축하를 하면서도 나도 잘하고 싶다고 자극을 받는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거다.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올 시즌 언제 가장 좋았고, 언제 가장 힘들었나?

득점을 하고 팀이 이길 때 팀 분위기도 좋고 저도 좋은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가족들,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 할 때 뿌듯했다. 힘든 순간은 득점이 안 나오고 제 경기력과 다르게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때였다. 팀 내에선 경기 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때 힘들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팀이 승리하지 못했고 공격포인트가 안 나와서 그런 것 같고, 앞으로 공격포인트로 팀에 더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발전 필요 부분은?

연계 뿐만 아니라 포인트도 올리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보완할 점도 많겠지만 더 노력해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팀에서 친한 동료는 누구인가? 또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대단하다고 느낀 상대는?

팀 내에 포르투갈 선수들이 많아서 포르투갈 언어도 배우면서 친하게 지낸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모여있을 때 다른 나라 선수가 한 명이라도 오면 영어로 이야기해 준다. 특히 사이스, 무티뉴, 조세 사와 친하다. 사이스는 장난을 많이 친다. 무티뉴랑도 장난 치는데 아무래도 나이도 많고 배울 게 많기 때문에 가깝게 지낸다. 사우나도 같이 하는 사이다. 가장 대단한 상대로는 반 다이크가 굉장히 인상이 남았다. 같이 경기를 했을 때는 큰 부상 이후 돌아왔을 때인데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뛰었던 리버풀의 마티프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비수마도 좋은 미드필더다.

홀란드가 이적했다.

홀란드는 정말 기대가 많이 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잘할 거라 생각한다. 너무 너무 잘하는 선수기 때문에 기대 많이 하셔도 될 거 같다.

올 시즌 나의 능력치 중 몇 퍼센트를 보여준 것 같나?

숫자로 매기기 정말 힘들다. 저는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고, 더 잘할 선수기 때문에 이번에 몇 퍼센트를 보여드렸다고 말하기가 정말 힘들다. 응원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더 노력하겠다.

쉴 땐 주로 뭐하나?

봉사활동을 계속 한다. 쉬는 날이 잘 없는데 쉴 때는 봉사활동 하면서 지낸다.

이동준의 소속팀이 분데스리가에 잔류했다. 후배에게 조언해 준다면?

분데스리가에서 계속 있을 수 있어 축하한다. 능력적으론 정말 잘하는 선수다. K리그에서도 보여줬다. 잘할 수 있는 선수고 응원해주고 싶다.

3년 전 3-0 패한 브라질을 다시 만난다.

당연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홈 경기 때도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고 승리로 보답해 드려서 너무 기뻤다. 이번에도 많은 팬들이 오실 것인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잘 준비하겠다.

팬들께 인사

늦은 시간까지 많은 응원 보내주셔서 너무 많은 힘이 되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했는데 다음 시즌에도 잘 준비하겠다. 더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대표팀도 큰 경기 앞두고 있고 월드컵도 준비하고 있는데 6월, 9월, 월드컵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선수들끼리 의기투합하겠다. 많은 응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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