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패해서 분위기가 많이 처졌지만, 선수들에게 3·4위전이 남았으니 고개 들라고 했다. 다음 이스라엘전을 잘 준비하겠다."
'캡틴' 이승원(20·강원FC)은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데 라 플라타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4강전이 끝난 직후 이같이 말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선발 출전한 이승원은 전반 23분 페널티킥(PK) 키커로 나서 골대 상단 구석을 정확히 겨냥해 성공시켰다. 이후로도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중원에서 공수밸런스를 유지하고, 계속해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하지만 김은중호는 아쉽게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헌납하면서 1-2로 석패했다.
이승원은 "여기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께서 잘해주셔서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 같다"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이스라엘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경기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에서 패해서 분위기가 많이 처졌다. 고개 숙인 선수들도, 눈물을 보인 선수들도 있지만 어쨌든 아직 우리의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며 "아직 3·4위전이 남았으니 고개 들라고 했다.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분들도 계시니 밝은 모습을 보이라고, 이스라엘전에선 꼭 결과를 가져오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승원은 이날 득점포를 올리면서 6경기 동안 공격포인트 6개(2골·4도움)를 올렸다. 이는 4년 전 이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낸 이강인(22·마요르카)이 기록한 공격포인트와 같은 수치다.
이번 대회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불린 이승원은 조별리그 첫 경기 프랑스전부터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견인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 조별리그 2차전 온두라스전과 16강 에콰도르전, 8강 나이지리아전에서 연이어 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김은중호가 6경기에서 넣은 9골 중 6골이 그의 발끝에 나왔다.
이승원은 "개인 타이틀도 좋고 의미가 있지만, 지금은 팀의 결과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팀에서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내 문제점을 많이 찾았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그 부분을 상당히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간 선수들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팬분들이 열심히 응원해 주신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