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Getty

축구협회 이례적 장문 해명…오히려 ‘특혜 논란’ 더 키웠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들끓는 여론은 잠재우지 못했다. 도리어 축구협회의 해명은 더 큰 의혹을 초래했다. 특히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제대로 된 평가 과정이 없었다는 것과 관련된 해명은 ‘특혜 논란’을 더욱 키웠다.

지난 22일 축구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 감독 선임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설명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질의응답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의혹들을 해명하면서 홍 감독을 선임하는 데 있어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장문의 글을 써가면서 구체적인 해명에 나선 건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한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비판과 비난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이 들끓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접 조사에 나서겠다고 한데다, 정치권에서도 국정감사를 예고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축구협회 해명은 설득력이 전혀 없었다. 특히 축구협회는 “홍 감독의 축구 철학, 경력 등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며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들은 국내파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 홍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초반부터 거론되었다”며 오히려 ‘특혜 논란’을 키웠다.

축구협회는 동시에 최종 후보에 오른 감독들을 각각 다른 잣대로 평가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최종 후보에 오른 감독들 모두 공정한 선임 절차를 적용해야 하지만, 축구협회가 해명한 대로 홍 감독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자료들을 확인하지 않은 건 객관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진작에 내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 불거진 것도 이같이 납득할 수 없는 해명 때문이다. 실제 홍 감독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경질된 후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에 올랐고, 이후로도 홍 감독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매번 거론됐다.

축구협회는 장문의 글을 통해 홍 감독 선임에 대한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고자 했지만,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면서 도리어 불신만 키웠다. 의혹을 제대로 지우지 못한 데다, 논란만 더 키운 만큼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