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요르단 암만] 김형중 기자 = 배준호(21, 스토크 시티)가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세대 교체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요르단 수도 암만에 위치한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미 승점 13점으로 2위와 5점 차로 벌리며 선두 질주 중인 한국은 이날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뒤 대표팀에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핵심 자원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에 오현규(23, 헹크), 이태석(22, 포항스틸러스), 이현주(21, 하노버96), 이기혁(24, 강원FC) 등이 소집되었고, 이태석, 이현주는 지난 쿠웨이트전에서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또 9월에는 '고교 특급' 양민혁(18, 강원FC)과 이한범(22, 미트윌란)도 명단에 올라 대표팀 소집에 함께 한 바 있다. 그만큼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의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위해 잠재력이 풍부한 2000년대생 선수들에 대한 레이더망을 넓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배준호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6월 생애 첫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그는 데뷔전이었던 싱가포르 원정에서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10월 요르단과 이라크전에서 연이어 도움을 기록한 뒤, 쿠웨이트전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각인했다. 첫 A매치 5경기에서 쌓아 올린 2골 2도움의 기록은 과거 어떤 선수보다도 임팩트 있는 활약이다.
대한축구협회신예 배준호의 성장은 대표팀으로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의 절대적 에이스이자 상징인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과 같은 포지션으로 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실제 쿠웨이트전에서는 손흥민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고 골망을 가르며 자신이 왜 '넥스트 손'으로 불리는지 입증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세대 교체를 진행해야 하는 대표팀은 배준호의 활약과 성장이 필수적이다.
홍명보 감독은 18일 열린 공식 사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스쿼드가 젊어지는 것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우선 시 되어야지 나이가 우선 시 되어선 안 된다"며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은 짧게는 2년 뒤 월드컵, 길게는 10년 뒤 한국 축구를 위한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결국 실력이 낫다고 판단하면 이름값과 경험이 적어도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시도하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철학으로 대표팀이 운영되면 잠재력 높은 젊은 선수들의 기회도 많아질 것이고, 배준호와 같이 이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배준호는 그렇게 홍명보호에 필요한 선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