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여름 로스앤젤레스 FC(LA FC)에 입단한 손흥민(33)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입성 6경기 만에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현지에선 손흥민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손흥민은 “동료들이 잘해준 덕분”이라고 겸손함을 보이면서 “LA FC에서 뛰는 게 즐겁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샌디의 아메리카 퍼스트 필드에서 펼쳐진 레알 솔트레이크와 2025 MLS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을 작렬하면서 LA FC의 4대 1 대승을 이끌었다. 승점 3을 추가한 LA FC는 서부 콘퍼런스 4위(13승8무7패·승점 47)로 올라섰다. 최근 6경기에서 3승(2무1패)을 챙기며 후반기 순위 상승을 이뤘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 손흥민은 킥오프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에서 티모시 틸만이 전진 패스를 찔러주자 스프린트를 시도해 순식간에 뒷공간을 파고든 그는 일대일 찬스를 맞아 오른발로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전반 15분에는 라이언 홀링스헤드의 패스를 건네받은 후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골대를 바라본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탄 손흥민은 해트트릭에 도전했다. 전반 26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니 부앙가의 컷백을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게 막힌 데다, 후반 12분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따랐지만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8분 역습 찬스에서 부앙가가 파고든 후 패스를 내줬고 문전 앞에 기다리다가 왼발로 밀어 넣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86분 동안 슈팅 6회 중 유효슈팅 3회를 연결해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패스 성공 17회(성공률 89%), 키패스 1회, 드리블 돌파 성공 1회, 태클 1회, 볼 소유권 회복 3회, 지상 볼 경합 승리 5회, 피파울 3회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매겼다. 손흥민의 완벽한 경기력을 인정한 것이다.
경기 POTM(최우수선수)으로 선정된 손흥민은 “제 얘기를 하기 전에 다른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얘기를 먼저 하고 싶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골을 넣든 못 넣든 LA FC에서 뛰는 게 정말 즐겁고, 또 원정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MLS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적응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활약을 보여주고, 또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이날 해트트릭을 도와준 부앙가를 두고는 “배울 게 많은 선수다. 제가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제게 많이 맞춰주고 있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MLS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빛나는 SON! LA FC의 슈퍼스타, MLS 첫 해트트릭 달성’이라는 제목과 함께 “눈부신 손흥민을 보려면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이 LA FC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MLS에서 뜨거운 활약을 이어갔다”고 재치 있는 표현으로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한편, 손흥민은 앞서 지난달 7일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LA FC로 이적,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LA FC에 따르면 손흥민은 오는 2027년까지 지명 선수로 계약했으며, 연장 가능한 옵션이 포함됐다.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2650만 달러(약 367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다.
손흥민은 입단식에서 “LA FC에 합류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 후 “단순히 놀러 오거나 쉬러 온 게 아니라 승리를 위해서, 우승을 위해서 왔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고, 또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나중에 떠날 때 꼭 LA FC의 레전드로 불리면서 떠나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