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대한축구협회

‘5실점 완패’ 스리백 전술 단점 고스란히 드러났지만 변화는 없다…완고한 홍명보 감독 “유지하면서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발전할 것”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스리백 전술에서 문제점이 잇달아 나오고 있음에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에서 0대 5로 대패한 직후 “실점 장면들은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장면이다.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포백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스리백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힘주어 말했던 홍 감독이 소신을 굽힐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홍 감독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파라과이와 A매치 평가전 대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백 스리 전술을 계속 활용할지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브라질전에서 승리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그동안 해왔던 대로 (스리백 전술을) 유지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발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내내 포백 전술을 활용해왔다. 간혹 경기 도중 스리백 전술로 전환해 운영하기도 했지만 플랜A는 포백 전술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 열린 2025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홍 감독은 스리백 전술로 변화를 가져갔다. 다만 중국과 홍콩을 연달아 격파하고도 일본에 패해 우승에 실패했다.

홍 감독은 그러나 스리백 전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스리백 전술을 들고나왔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미국을 꺾고 멕시코와 비겼다. 하지만 지난 10일 브라질과 맞대결에서 스리백 전술로 나왔다가 문제점이 잇달아 나오며 완패를 당했다. 당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세게 가져갔는데, 거기서 한국의 실수가 나왔다”며 “또 이스테방이 (측면으로) 넓게 벌려 침투하자 간격이 쉽게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자연스레 다시 포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몇 년간 포백에 익숙해져 있는 태극전사들이 북중미 월드컵을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급작스레 스리백에 적응하는 건 시간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북중미 월드컵까지 유럽파들이 모두 합류해서 치를 수 있는 A매치 평가전도 많아야 5~6번이다. 이 기간 스리백 전술을 완벽하게 입힌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홍 감독은 완고했다. “스리백, 포백 자꾸 말씀하시는데”라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인 그는 “동아시안컵 때부터 스리백을 사용하긴 했지만 유럽파들이 합류한 후 스리백을 활용한 건 이제 고작 3경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지금 물론 (스리백 전술에서) 단점들이 계속 나오는 것들에 대해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저희는 지금 이 시점에 그런 단점들을 찾지 않는다면 결국 나중에 북중미 월드컵에 가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렇기 때문에 브라질전과 같은 강호들과 계속 A매치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그래야 단점들을 계속 발견할 수 있다”면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선 그런 단점들이 나오지 않았다. 수비에서 실수가 나와도 상대가 결정하지 못해서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브라질과 같은 강호들은 다른 레벨의 선수라서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스리백 전술을 예고한 홍 감독은 파라과이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수비 조직력이 좋다. 굉장히 경기하기 까다로운 특성을 가졌다”면서 “공격할 때 디테일을 더 살려야 한다. 특히 브라질전 때 좋지 않았던 게 전환 플레이가 늦어서 소유권을 금방 빼앗겨서 힘들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로테이션을 가동할 생각이다. 체력적인 이유도 있고, 조합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부임한 이래 여전히 팬들의 야유가 끊이질 않는 데다, 비판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팬들의 야유는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그는 “그저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야유를 신경 쓰지 않고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속 지휘봉을 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트2를 받기 위해선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상당히 중요하다. FIFA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포인트를 획득해야 하는데, 앞서 브라질에 대패한 만큼 파라과이전에서 최대한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다. 홍 감독도 “중요한 경기다. 꼭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내부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테스트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게 더 중요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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