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가 유로 2020 우승 포함 역대 최다 경기 연속에 해당하는 3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왔으나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고질적인 최전방 공격수 득점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이탈리아가 바젤에 위치한 장크트 야콥-파크 원정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C조 5차전에서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탈리아가 어떤 국가인가? 바로 올 여름에 열린 유로 2020 우승국이다. 게다가 스위스전 무승부에 힘입어 36경기 연속 무패 행진(27승 9무)을 이어오면서 브라질이 1993년부터 1996년 사이에 수립했던 A매치 역대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 축구사를 새로 썼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대기록을 수립했음에도 웃을 수 없었다. 고질적인 최전방 공격수 문제로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고 있기 때문.
그래도 첫 2경기는 무승부는 충분히 괜찮은 결과였다. 스페인과의 유로 2020 준결승전과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서 연달아 연장전까지 치르면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과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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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우승의 기쁨도 잠시, 이탈리아는 아르테미오 프란키 홈에서 열린 불가리아와의 월드컵 예선 4차전에서 에이스 페데리코 키에사의 선제골(16분)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아 간판 공격수 아타나스 일리에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슈팅 숫자에서 무려 27대4(유효 슈팅 8대2)로 압도했고, 점유율 역시 79대21로 경기를 지배했음에도 극심한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은 2.3골에 달했다.
이어진 스위스전에서 이탈리아의 전체 슈팅은 10회 밖에 되지는 않았으나 유효 슈팅이 무려 7회에 달했다(불가리아전보다 1개가 부족한 수치). 기대 득점 역시 2.1골로 불가리아전과 비교했을 때 0.2골 떨어지는 수치였다. 하지만 얀 좀머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쇼가 있었다고는 하더라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후반 7분경엔 조르지뉴의 페널티 킥이 좀머 골키퍼에게 막히며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치로 임모빌레와 안드레아 벨로티, 자코모 라스파도리로 이어지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득점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탈리아 최전방 공격수가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건 8경기 전인 유로 2020 본선 조별 리그 2차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득점자는 임모빌레였고, 공교롭게도 상대 팀은 바로 스위스였다(3-0 승). 벨로티는 2021년 5월 28일에 있었던 산 마리노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아직까지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마저도 벨로티는 부상을 당해 이번 월드컵 예선 2경기에 결장했다. 라스파도리는 애당초 정통파 스트라이커도 아닌 데다가 아직까지 A매치 무득점이다.
이탈리아는 유로 2020 본선 이전에 있었던 월드컵 지역 예선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순항했으나 유로 이후 치른 2경기에서 연달아 무승부에 그치면서 승점 11점을 기록 중에 있다. 여전히 C조 1위기는 하지만 조 2위 스위스가 이탈리아보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승점 7점이기에 남은 2경기에서 스위스가 모두 승리한다면 이탈리아는 조 2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대로라면 자칫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할 판이다(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은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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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탈리아는 안정적인 수비와 화려한 중원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더해 키에사가 유로 본선을 기점으로 한 단계 발전하면서 최근 6경기 3골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로에선 로렌초 인시녜와 도메니코 베라르디 같은 측면 공격수들도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면서 득점에 힘을 실어주었고, 마누엘 로카텔리와 니콜로 바렐라, 마테오 페시나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에 더해 결승전에선 수비수인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깜짝 골을 넣으면서 최전방 공격수들의 득점 부진 속에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시녜와 베라르디마저 동반 부진에 빠진 데다가 최전방 공격수들은 지속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이탈리아의 득점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우승이라는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선 임모빌레와 벨로티 같은 최전방 공격수 자원들이 제 몫을 해줄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