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ka 1-0 real madrid

'3경기 연속 무승' 레바뮌, 이젠 걱정이 필요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유럽 축구계를 호령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오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유럽 축구 판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축구판에선 레바뮌이라는 표현이 있다. 유럽 축구 클럽들 중 가장 잘 나가는 3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사, 그리고 바이에른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10년 사이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구단은 레바뮌과 인테르, 그리고 첼시가 전부이다. 

이 중 레알은 8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이상 진출은 물론 최근 챔피언스 리그 3연패 포함 4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바르사는 10년 사이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 3회 포함 준결승에 6회 진출했다. 바이에른은 10년 동안 우승 1회가 전부이지만 결승 진출 3회 포함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7회 기록했다. 적어도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챔피언스 리그 4강에 레바뮌 중 적어도 두 팀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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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시즌 조짐이 심상치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더라도 레알과 바르사, 바이에른이 최근 공식 대회 3경기 연속 무승의 슬럼프에 빠졌다. 3팀이 동시에 부진에 빠지는 건 정말 축구사적으로 보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바르사는 지로나와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5라운드 홈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6라운드에선 최하위 레가네스에게 1-2로 패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어진 7라운드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홈경기에선 주중 토트넘과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에 대비해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벤치에 대기시켰으나 먼저 실점을 허용하자 결국 후반 10분경 교체 출전시켰고, 결국 메시의 도움 덕에 1-1로 비길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레알은 6라운드 세비야 원정에서 0-3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어서 베르나베우 홈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7라운드 더비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오늘 새벽에 열린 CSKA 모스크바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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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바이에른은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5라운드 홈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헤르타 베를린과의 6라운드 원정에서 0-2 완패를 당했다. 오늘 새벽, 아약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선 알리안츠 아레나 홈임에도 고전 끝에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면 레바뮌이 동시다발적으로 하향세를 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공통점이라면 오랜 기간 전성기를 구가한 만큼 주축들이 하향세를 타면서 은퇴하거나 팀을 떠나거나 혹은 타 구단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을 대체할 자원들을 제대로 보강하지 못한 탓이 크다. 특히 레알과 바이에른은 여름 이적시장을 엉망으로 보낸 대표적인 구단들로 꼽히고 있다. 

먼저 바이에른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단 한 푼의 이적료도 지출하지 않은 채 샬케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 영입이 전부였다. 반면 아르투로 비달과 제바스티안 루디, 후안 베르나트가 동시에 이적 수순을 밟았다. 

현재 바이에른 1군 선수단 숫자는 23인으로 분데스리가 팀들 중 가장 적다. 그 중에서도 골키퍼가 4명이다. 즉 1군 필드 플레이어는 19명이 전부다. 게다가 선수단 평균 연령은 만 27.2세로 분데스리가 최고령 팀이다(2위 샬케 만 26.4세). 

선수들의 연령대는 높으면서 더블 스쿼드는 구축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주전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 코랑텡 톨리소가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이번 시즌 복귀 불가)을 받았고, 킹슬리 코망 역시 부상으로 후반기나 되어야 복귀가 가능하다. 하피냐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16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시즌 초반을 소화하고 있는 바이에른이다. 

이것이 바로 바이에른이 시즌 시작과 동시에 공식 대회 7전 전승을 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하면서 일주일에 2경기씩을 소화하기 시작하자 부진에 빠진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더 큰 문제는 시즌이 이어질수록 경기력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나마 이전 경기들에선 적어도 경기력적인 면에서 바이에른이 상대에 앞섰으나 아약스와의 경기에선 졸전 끝에 1-1 무승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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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은 바이에른에 비해 백업 선수들도 풍부하고 스페인의 어린 재능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티보 쿠르투아와 알바로 오드리오솔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마리아노 디아스 같은 선수들도 보강했다. 

하지만 레알은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난 공백을 메우는 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확실한 호날두의 후계자 영입 없이 여름 이적시장을 마무리한 레알이었다.

그나마 시즌 초반엔 가레스 베일과 카림 벤제마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호날두의 공백을 최소화했으나 마드리드 더비에서 베일이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됐다. 안 그래도 레알 입단 이후 줄곧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유일한 호날두의 대체자에 가까운 베일이 또다시 부상을 당하자 베르나베우 구장을 가득 메운 레알 팬들은 경기가 끝나고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는 호날두의 득점력을 그리워함과 동시에 호날두를 판 레알 보드진의 선택과 그 후계자를 영입하지 않은 사실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 새벽에 CSKA 모스크바 원정도 호날두의 부재가 크게 드러났다. 레알은 이 경기에서 72%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 속에서 무려 26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만 3차례 맞췄을 뿐 무득점에 그쳤다. 

그래도 레알과 바이에른에 비해 바르사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에이스(리오넬 메시)가 팀을 떠난 것도 아니고, 선수 보강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트루로 비달과 아르투루, 클레망 랑글레, 그리고 말콤까지 요소요소에 꼭 필요한 선수들을 보강했다.

문제는 아직 비달을 제외한 다른 신입생들이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 역시 지난 시즌 로테이션을 돌리지 않았다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조기 탈락했던 걸 교훈 삼아 이번 시즌 초반에 로테이션을 활용하고 있으나 아직은 삐걱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신입생들이 팀에 적응하고, 로테이션도 어느 정도 정착한다면 바르사는 바이에른과 레알보다는 다시 올라설 가능성이 있는 편에 속한다. 적어도 선수단 숫자 자체가 부족한 바이에른이나 에이스가 없는 레알보단 리스크가 적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레바뮌 셋 팀이 최근 부진한 시즌 출발을 알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레바뮌은 레바뮌이다. 여전히 이들은 화려한 선수단 면면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풍부한 경험이 있기에 위기 대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레바뮌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즌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기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슈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셋 중 적어도 한 팀은 밀려날 위험성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시즌 레바뮌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을 즐기는 주된 관전포인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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