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형중 기자 = 27년 만에 K리그 무대에 외국인 골키퍼가 섰다. 포르투갈 출신 에마누엘 노보 골키퍼가 신생팀 용인FC의 골문을 지키며 외국인 골키퍼 부활을 알렸다.
용인은 1일 오후 2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천안시티FC와 하나은행 K리그2 2026 1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천안에 연이어 리드를 내줬지만 가브리엘이 페널티킥 두 방으로 균형을 맞췄다. 올 시즌 K리그에 첫 참가하는 용인은 창단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내며 역사를 썼다.
최윤겸 감독은 노보를 선발 골키퍼로 낙점했다. 이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노보를 넘버1 골키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개막전 선발 출전을 어느 정도 예고한 바 있다. 1999년 생긴 외국인 골키퍼 영입 금지 제도가 올 시즌 폐지되었고 노보는 27년 만에 K리그 팀 수문장이 된 외국인 선수가 되었다.
큰 기대를 안고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내용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실수가 나왔다. 천안 라마스의 슈팅이 굴절되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궤적이었다. 그러나 노보가 가슴으로 안은 볼이 다시 빠져 나가며 이동협에게 세컨 볼 슈팅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용인 입장에선 큰 기대 속에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골키퍼의 실수로 구단 역사상 첫 실점을 내줬다.
노보도 자신의 실수에 자책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첫 경기여서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했는데 팀에 도움이 못 되고 2실점을 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도 승점 1점 얻을 수 있어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한 뒤 "오늘 같은 상황이 골키퍼로서 달갑지 않다. 축구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상황이 많이 나오는데, 커리어에서 잘 나오지 않았던 플레이라 당황스러웠다. 혼전 상황에서 쉽게 쳐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판단이 아쉬웠다"라며 자책했다.
그래서 그런지 가브리엘의 동점골이 나오자 반대편 골대 앞까지 달려가 축하를 해줬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다. 노보는 "경기 시작 조금 전, 가브리엘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동계 훈련 동안 많이 친해져서 위로의 말을 전했다. 또 남은 시간 더 힘을 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했다. 가브리엘과 가브리엘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건너와 같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며 가까워진 가브리엘을 위로해주고자 했던 것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7년 만에 K리그 무대에 서는 외국인 골키퍼로서 부담이 없는지 물었다. 그는 "처음에 계약했을 때는 (제도 폐지 후 첫 외국인 골키퍼라는 사실을) 몰랐다. 이후에 알게 되었다. 부담은 없었고 큰 도전이라 기대되었다. 외국인 첫 골키퍼로서 한국 골키퍼와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노보는 지난 1월 용인FC 창단식에서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부를 좀 했었는데 너무 어렵다"는 노보는 "몇몇 단어만 알고 있다. 좋아, 반대, 괜찮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 안다"라며 웃었다.
그만큼 동료들과 소통이 완벽하진 않다. 이날 경기에서도 상대 프리킥 상황 때 벽을 선 동료들의 위치를 직접 가서 조정해주는 모습도 나왔다. 그는 "경기장 내에선 영어로 소통한다. 다행히 몇몇 선수들이 영어를 할 수 있다"라며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에 조금씩 문제는 있는데 그나마 영어로 하고 있다. 포지션이 포지션인 만큼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