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heem Sterling Manchester City GFXGetty/Goal

'26분 만에 빅찬스 미스 4회' 스털링, 어째야 하나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 클럽 브뤼헤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26분을 뛰면서 무려 4차례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는(Big chances missed)' 우를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맨시티가 얀 브레이델스타디온 원정에서 열린 클럽 브뤼헤와의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A조 3차전에서 5-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맨시티는 2승 1패로 파리 생제르맹(2승 1무)에 이어 조 2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클럽 브뤼헤는 맨시티에게 패화면서 조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평소 즐겨 쓰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필 포든이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최전방에 서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으로 나섰고, 잭 그릴리시와 리야드 마레즈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로드리를 중심으로 베르나르두 실바와 케빈 데 브라이너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주앙 칸셀루와 카일 워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아이메릭 라포르트와 후벵 디아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에데르송 골키퍼가 지켰다.

맨시티 선발 라인업 vs 클럽 브뤼헤https://www.buildlineup.com/

단순 결과만이 아닌 내용에서도 맨시티의 압승이었다. 맨시티는 점유율에서 64대36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22대5로 4배 이상 많았다. 유효 슈팅에서도 9대2로 상대를 압도하다시피 한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9분경에 그릴리시가 골을 넣었으나 공격자 파울이 먼저 선언됐고, 12분경에 로드리가 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반칙이 불리면서 무산됐다. 14분경에 포든의 슈팅은 옆그물을 강타했다. 포든의 주도 하에 공격을 감행한 맨시티이다.

결국 포든의 발에서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30분경, 포든의 롱패스를 칸셀루가 감각적인 가슴 트래핑에 이은 골키퍼 다리 사이로 반박자 빠른 슈팅을 가져가며 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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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가 오른 맨시티는 42분경, 마레즈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해냈고,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맨시티는 전반전 정규 시간 45분이 지나고 추가 시간 3분경에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마레즈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시몽 미뇰레의 선방에 막혔고,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 데 브라이너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면서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맨시티의 공세는 이어졌다. 맨시티는 후반 8분 만에 데 브라이너의 스루 패스를 워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에 맨시티는 후반 12분경에 라포르트와 실바를 빼고 나단 아케와 일카이 귄도안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19분경엔 포든과 데 브라이너 대신 스털링과 유스 출신 미드필더 콜 팔머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와 함께 스털링이 포든을 대신해 가짜 9번이라는 중책을 수행했다.

맨시티 교체 vs 클럽 브뤼헤https://www.buildlineup.com/

스털링과 팔머는 교체 출전한 지 2분 만에 골을 합작해냈다. 그릴리시의 전진 패스를 받은 스털링이 측면을 파고 들다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팔머가 접는 동작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맨시티는 26분경에 로드리를 빼고 베테랑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비록 맨시티는 후반 36분경에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 한스 파나켄에게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곧바로 2분 뒤에 페르난지뉴의 롱패스를 받은 마레즈가 골을 추가하며 5-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래저래 맨시티 입장에서 수확이 많았던 경기였다. 포든은 가짜 9번 역할을 잘 수행하며 맨시티의 고질적인 약점인 최전방 공격수 부재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초반 부진했던 마레즈는 멀티골을 넣으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으면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었고, 유망주 팔머는 데뷔골을 넣으며 맨시티 선수로는 켈레치 이헤아나초와 포든에 이어 구단 역사상 3번째로 10대의 나이(만 19세 166일)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

콜 팔머OptaJoon

맨시티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바로 스털링의 결정력이었다. 전체적인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팔머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찬스메이킹도 2회를 기록했으며, 드리블 돌파 역시 1회를 성공시켰다. 특히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위협적인 침투를 통해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슈팅을 가져갔다.

문제는 마무리가 안 좋았다는 데에 있다. 6번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은 2회가 전부였다. 무엇보다도 빅 찬스(골대로부터 6야드 이내의 슈팅을 지칭하는 축구 용어)를 무려 4차례나 놓치는 우를 범했다. 후반 31분경에 스털링은 본인의 가로채기에 이은 드리블 돌파로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맞이했으나 첫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리바운드 슈팅이 옆그물을 강타했다. 후반 41분경엔 칸셀루의 땅볼 크로스를 스털링이 골키퍼 키 넘기는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빗맞으면서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정규 시간 종료 직전에도 그는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슈팅이 골키퍼 다리를 맞고 나가고 말았다.

라힘 스털링 기록 vs 클럽 브뤼헤SofaScore

스털링의 결정력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과거 리버풀에서 뛰던 당시에도 슈팅이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맨시티 이적 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매시즌 득점력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았다. 이 덕에 2017/18 시즌 공식 대회 23골에 이어 2018/19 시즌엔 25골을 넣었고, 2019/20 시즌엔 마침내 30골 고지를 넘어서는 데 성공(31골)했다.

그는 올해 2월까지만 하더라도 13골을 넣으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득점력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2월 21일 아스널전을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며 서서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그는 공식 대회 12경기에 출전해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주로 교체 출전하고 있긴 하지만 577분 동안 1골이 전부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득점 기회가 적게 주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이번 시즌 공식 대회에서 총 8번의 빅 찬스를 맞이했으나 7차례나 놓치면서 1골에 그치고 있다. 빅찬스 미스 횟수는 PL 선수들 중 독보적인 1위다(그 외 2위 선수들이 5회의 빅 찬스 미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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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는 베테랑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올 여름, 바르셀로나로 떠난 가운데 또 다른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던 가브리엘 제수스가 본인이 선호하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러한 가운데 해리 케인 영입에 실패하면서 정통파 공격수가 사라진 상태다. 그러하기에 스털링이 2019/20 시즌까지의 득점력을 다시 살려줄 필요성이 있지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이는 요원하다. 이대로라면 맨시티는 과감하게 스털링을 포기하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보강에 나서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안 그래도 스털링 본인조차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난 이적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이제 스털링에게 남은 기회는 많지 않다.

라힘 스털링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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