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돈 가버(67·미국) 커미셔너(경영 최고 책임자·총재)가 지난달 7일부로 MLS에 입성한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LA FC)을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와 비교했다. 가버 총재는 “현재 손흥민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은 2년 전 메시가 MLS에 입성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애슬론 스포츠는 3일(한국시간) “MLS는 지난 몇 년간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던 대규모 영입을 단행했다. 그중에는 메시도 있고, 가장 최근엔 손흥민도 있다. 메시와 손흥민 모두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며 “손흥민은 올여름 LA FC에 합류하여 이미 상당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합류로 MLS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애틀 사운더스와 인터 마이애미의 2025 리그스컵(MLS 팀과 멕시코 리가 MX 팀이 참가하는 토너먼트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가버 총재가 한 말을 집중 조명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손흥민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은 정말 놀랍다. 한국 팬들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고 중계 시청률도 높았다. 경기장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고 말했다.
가버 총재는 그러면서 “바로 이런 모습들이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라고 강조하면서 “LA FC는 정말 용감했다. MLS 역사상 가장 큰 이적료를 투자했는데, 그것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용기가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2650만 달러(약 368억 원)를 지출했다.
끝으로 “솔직히 말해 현재 손흥민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은 과거 메시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들과 비슷하다”고 손흥민을 메시와 비교하면서 “아무도 메시 현상이 얼마나 커질지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라운드 밖에서 이뤄낸 성취는 놀라울 따름”이라고 칭찬했다.
실제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한 후 이전에 경험해본 적 없는 엄청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집계에 따르면 손흥민이 합류한 후 홈경기 티켓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지난달 초 콘텐츠 조회수는 약 339억8000만 회로 594%, 관련 언론 보도 횟수는 289% 각각 증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 수도 일부 플랫폼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뿐 아니라 LA 한인타운엔 손흥민을 그린 대형 벽화가 등장했고,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 LA FC 한인 서포터스 그룹인 타이거 SG의 멤버 마이크 미키타는 “요새 동네를 지나다니다 보면 어른들도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걸 볼 수 있다”면서 “지난번 단체 관람 때도 정말 많은 사람이 찾았다”고 밝혔다.
타이거 SG의 또 다른 멤버 조시 안도 인터뷰를 통해 “이전에는 LA FC 경기를 보러 간다고 하면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손흥민이 온 이후에는 주변에서 ‘6시간이라도 서서 볼 수 있다’며 같이 경기를 보러 가자는 문자가 온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비교될 만하다”고 말했다.
손흥민 효과는 이미 유니폼 판매량으로 확인된 바 있다. 존 소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은 앞서 지난달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손흥민이 합류한 지 이제 2주가 됐는데, 그의 유니폼은 지난 한 주 동안 전 세계 모든 종목에 걸쳐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주장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이적 3일 만인 8월 10일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그는 페널티킥(PK)을 얻어내 무승부를 견인했다.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24일 FC 댈러스를 상대로 풀타임을 뛰는 동안 각각 도움과 득점을 기록했고, 9월 1일 샌디에이고 FC전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영향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의 영향력이 상당한 가운데, MLS 사무국도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손흥민을 영입한 후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그야말로 ‘대박 효과’를 누리고 있는 LA FC의 여름 이적시장 성적을 최상위에 해당하는 ‘A+’ 등급을 매겼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을 데려온 효과는 폭발적이다. LA FC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벽한 여름”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