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스터 시티 공격수 켈레치 이헤나초가 3월 이래로 무서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팀 간판 공격수를 넘어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정상급 공격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레스터가 킹 파워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20/21 시즌 PL 33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레스터는 연승을 달리며 19승 5무 9패 승점 62점으로 3위를 지키며 4위 첼시(승점 58점)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레스터는 이 경기에서 최근 즐겨 사용하고 있는 3-4-1-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와 이헤나초가 투톱으로 포진했고, 제임스 메디슨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루크 토마스와 티모시 카스타뉴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유리 틸레망과 윌프레드 은디디가 허리 라인을 형성했다. 조니 에반스를 중심으로 차글라르 쇠윤추와 웨슬리 포파나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구축했고, 골문은 카스퍼 슈마이켈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경기 내용 면에선 레스터가 압도했다. 점유율에선 67대33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13대4로 3배 이상 많았다. 심지어 코너킥에서도 7대2로 큰 격차를 보인 레스터였다.
하지만 정작 선제골을 넣은 건 팰리스였다. 경기 시작하고 12분 만에 팰리스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가로채기에서 시작한 역습 상황에서 미드필더 에베레치 에제의 스루 패스를 받은 에이스 윌프리드 자하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후 팰리스는 레스터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저지하면서 전반전을 1-0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했다.
다급해진 레스터는 후반 들어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자랑하는 이헤나초가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먼저 이헤나초는 후반 5분경 틸레망의 롱패스를 환상적인 볼터치로 받아낸 후 상대 수비와의 볼 경합에서 이겨내고선 패스를 연결해 카스타뉴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는 이어서 경기 종료 11분을 남긴 시점에서 에반스의 롱패스를 받아 수비 두 명을 따돌리고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레스터는 2골에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이헤나초 덕에 2-1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비단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4회의 찬스메이킹을 기록했고, 전력질주 횟수 역시 14회로 최다였다. 당연히 이 경기 최우수 선수는 이헤나초의 차지였다.
이헤나초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유스 출신으로 데뷔 시즌(2015/16)에 주로 교체 출전해 PL에서만 8골을 넣으며 유망주로 명성을 떨쳤다. 2년 차인 2016/17 시즌엔 4골로 다소 주춤했으나 3도움을 올리며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에 레스터는 2017년 여름, 당시 나이 만 20세였던 선수에게는 다소 거액에 해당하는 2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들여 그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바디의 장기적인 후계자로 그를 키우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그는 2017/18 시즌 3골에 그친 데 이어 2018/19 시즌엔 단 1골에 그치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2019/20 시즌 들어 브랜던 로저스 감독의 지휘 아래 조금씩 예전의 기량을 되찾으면서 5골을 넣었으나 여전히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 시즌, 그는 전반기 내내 무득점에 그치면서 실망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팰리스와의 PL 16라운드에선 페널티 킥 포함 무수히 많은 득점 찬스를 무산시키면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다. 이 시점만 하더라도 그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던 그가 풀럼과의 2021년 2월 3일에 열린 풀럼과의 22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이어서 3월 들어 그의 득점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3월 3일 번리전을 시작으로 3월 14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PL 3경기 연속 골(5골)을 넣었다. 특히 셰필드전은 개인 통산 첫 PL 해트트릭이었다. 이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FA컵에서도 2골 1도움으로 팀의 3골을 모두 만들어내며 8강 진출(3-1 승)을 이끌어냈다.
A매치 이후에 열린 맨시티와의 PL 30라운드에서 비록 무득점에 그쳤으나 그는 곧바로 열린 웨스트 햄과의 31라운드에서 2골을 넣었다. 이어서 사우샘프턴과의 FA컵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며 1-0 승리로 레스터의 결승행을 견인한 그는 주중 웨스트 브롬과의 32라운드에서 골을 추가하며 3-0 대승에 기여한 데 이어 이번 팰리스전에서도 1골 1도움으로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공식 대회 4경기 연속 골을 넣은 이헤나초이다.
이헤나초는 전반기 무득점이었으나 2021년 들어 PL에서만 12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으며 2021년 기준 PL 전체 선수들 중 토트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12골)에 이어 맨시티 핵심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10골)과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페널티 킥 골을 제외하면 10골로 케인과 함께 공동 1위다. FA컵과 유로파 리그까지 포함하면 2021년 18경기에 출전해 14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헤나초이다.
특히 3월을 기준으로 하면 그는 PL 7경기에 출전해 9골 1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전체 선수들 중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케인이 7골로 그 뒤를 쫓고 있고, 웨스트 햄에서 에이스로 급부상한 제시 린가드와 웨스트 브롬 간판 공격수 크리스 우드가 6골로 공동 3위에 위치하고 있다. FA컵을 포함하면 이 기록은 무려 9경기 12골 2도움에 달한다.
이렇듯 3월 들어서면서부터 경이적인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는 이헤나초 덕에 레스터는 간판 공격수 바디가 2021년 들어 단 2골에 그치는 부진에 빠졌음에도 꾸준히 성적을 올리면서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레스터 공격의 중심축이 바디에게서 이헤나초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4년간의 기다림이 이제서야 빛을 보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