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포든Getty Images

'2000년생 듀오' 포든-산초, 잉글랜드 대승 견인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2000년생 듀오 필 포든과 제이든 산초가 안도라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5-0 대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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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가 에스타디 나시오날 안도라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I조 7차전에서 안도라에게 5-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잉글랜드는 6승 1무 승점 19점으로 2위 알바니아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유지하면서 조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타미 에이브러햄이 중앙 공격수로 위치한 가운데 제이든 산초와 부카요 사카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제임스 워드-프라우스를 중심으로 필 포든과 제시 린가드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벤 칠웰과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코너 코디와 존 스톤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샘 존스톤 골키퍼가 지켰다. 스톤스를 제외하면 신예 선수들과 그 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선수들이 대거 선발로 나섰다.

잉글랜드 선발 라인업 vs 안도라https://www.buildlineup.com/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포든과 산초로 이어지는 2000년생 듀오의 왼쪽 공격에 있었다. 여기에 칠웰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세하면서 왼쪽 중심의 잉글랜드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는 잉글랜드의 공격 방향 비율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왼쪽 공격 비율은 무려 49.1%에 달했다. 반면 오른쪽 공격 비율은 27.3%에 불과했다(중앙 공격 비율은 23.6%).

잉글랜드 공격 방향 비율 vs 안도라OPTA

잉글랜드의 첫 슈팅도 왼쪽 공격에서 나왔다. 포든의 대각선 크로스에 이은 칠웰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것. 곧바로 5분 뒤에 왼쪽 공격에서 잉글랜드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포든의 롱패스를 산초가 감각적인 볼터치로 받아낸 후 이타적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온 칠웰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잉글랜드는 왼쪽 위주로 공격을 전개했다. 23분경엔 포든의 전진 패스를 산초가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에이브러햄이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27분경엔 산초가 수비 다리 사이로 빼내는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를 지칭하는 용어)을 사카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결국 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포든의 로빙 패스를 사카가 센스있는 볼터치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한 잉글랜드였다.

후반에도 포든과 산초 듀오가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 3분경, 포든의 롱패스가 수비 머리 맞고 뒤로 흐른 걸 산초가 잡아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서 후반 13분경, 산초의 정교한 크로스를 에이브러햄이 골키퍼 앞에서 짤라먹는 형태의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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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후반 15분경에 스톤스를 빼고 피카요 토모리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7분경엔 산초와 린가드 대신 잭 그릴리시와 메이슨 마운트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잉글랜드는 후반 33분경, 그릴리시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워드-프라우스가 처리하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으나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이어서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상대 간접 프리킥을 낚아챈 존스톤 골키퍼가 곧바로 하프 라인을 넘어가는 장거리 던지기를 감행했고, 이를 받은 그릴리시가 수비 두 명을 달고 드리블을 치고 가다가 정교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5-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안도라전 대승의 주역은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산초와 포든 2000년생 듀오였다. 이 둘은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하면서 5-0 대승을 견인했다. 포든이 뛰어난 테크닉으로 상대 압박을 벗겨내면서 양질의 롱패스로 공격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면, 산초가 저돌적인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골을 도왔다.

필 포든Squawka Football

먼저 포든은 94.7%의 높은 패스 성공률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드리블 돌파(5회)와 롱패스(10회)를 자랑했다. 더 놀라운 점은 롱패스 성공률이 100%였다는 데에 있다. 게다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도 3회로 2번째로 많았다. 이 과정에서 포든은 선제골의 기점이 되는 롱패스를 산초에게 제공했고, 2번째 골을 직접적으로 어시스트했다.

산초는 87.8%의 패스 성공률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키패스(4회)와 크로스 성공(3회)을 기록했다. 크로스 성공률은 무려 75%에 달했다(통상적으로 크로스 성공률은 30%만 되도 높은 편에 해당한다). 드리블 돌파도 포든에 이어 2번째로 많은 2회를 성공시켰다. 후반 15분경엔 빠른 스피드로 측면 돌파를 감행하면서 안도라의 베테랑 수비수 일데폰스 리마의 부상을 유발해냈다(산초를 쫓아가다가 쓰러졌다).

제이든 산초Squawka Football

산초와 포든은 이미 2015년부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유스팀부터 연령대별 대표팀에 이르기까지 발을 맞추며 잉글랜드 대표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능들로 평가받고 있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으나 2017년 17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서 둘은 사이좋게 대회 베스트 팀에 선정됐고, 특히 산초는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어서 2017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둘은 잉글랜드의 우승을 견인하며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포든은 대회 MVP에 선정됐고, 산초는 구단의 차출 반대로 인해 조별 리그 3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3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당시 이들과 함께 뛰던 선수로는 에밀 스미스 로우(아스널)와 칼럼 허드슨-오도이(첼시), 코너 갤러거(크리스탈 팰리스) 등이 있다.

산초가 2017년 여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데 이어 이젠 맨시티 더비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둘의 호흡은 이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만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워낙 어린 시절부터 발을 맞춘 사이인만큼 둘은 눈빛만 보더라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기에 아직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려난 상태이지만 이 둘이 함께 뛴다면 뛰어난 호흡을 바탕으로 잉글랜드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어줄 가능성이 있다.

제이든 산초Guardian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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