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무실점에 심취했던 수비, 멕시코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림픽 대표팀의 수비라인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면서 무너졌다.

대한민국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20 도쿄 올림픽 8강전에서 3-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9년 만에 메달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8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4-2-3-1 대형으로 나섰다. 황의조가 원톱으로 출전했고, 김진야, 이동경, 이동준이 2선에 위치했다. 김진규, 김동현이 허리를 지켰고, 강윤성, 박지수, 정태욱, 설영우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온두라스전과 비교했을 때 권창훈 대신 이동경을 투입한 것을 제외하곤 라인업에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이틀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으나 대승의 분위기를 이어가 4강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포석이었다. 특히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뤄낸 수비라인을 그대로 내보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김학범 감독의 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2경기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수비라인은 초반부터 멕시코의 공격에 흔들리며 무너졌다. 상대 공격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뒷공간 침투 허용도 잦았다. 설상가상 집중력까지 무너지며 페널티킥 실점도 헌납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원두재가 들어가고, 김진야가 풀백으로 내려가는 등 변화를 가져가며 뒤늦게 안정감을 찾는 듯했으나 3골을 더 내주며 완패했다.

대표팀 수비라인은 조별 예선에서 루마니아와 온두라스전을 무실점으로 마치며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태욱과 박지수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상대 공격을 꽁꽁 묶었고, 설영우와 강윤성은 공수 양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에 토너먼트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면 메달을 노려볼 수 있었다.

다만 변수는 멕시코였다. 루마니아, 온두라스와는 다르게 멕시코의 공격 수준은 높게 평가됐다. 실제 멕시코는 프랑스를 4-1로 격파하고, 남아공을 3-0으로 제압하는 등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8강에 올라왔다. 때문에 지난 2경기는 빠르게 잊고, 다시 마음을 잡고 안정적인 수비를 펼쳐야 했다. 그러나 대표팀 수비라인은 그러지 못했다. 멕시코의 막강한 공세를 막지 못하며 속수무책으로 흔들렸고, 무려 6골을 내주면서 쓰라린 패배 속에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