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첫 승리를 거둔 이을용 FC서울 감독대행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서 자리에 앉자 큰 숨을 들이쉬었다. 이어서는 “첫 승 하기 정말 힘드네요…”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최악의 부진에 빠진 서울은 4월 마지막날 황선홍 감독이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며 올 시즌 K리그 전체에서 가장 먼저 감독 교체를 택한 팀이 됐다. 혼란스러운 팀을 이끌 새 선장은 2군을 이끌던 이을용 코치였다. 5월 1일자로 감독대행이라는 타이틀로 출발하게 된 그는 곧바로 경남 원정을 준비해야 했다. 0-0 무승부로 데뷔전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에는 슈퍼매치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리고 5월 5일, 감독대행 두번째 경기 만에 슈퍼매치라는 큰 산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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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도, 그리고 경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을용 감독대행은 초조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어떤 축구를 추구하는지를 정확히 말했다. 데뷔전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를 지휘했던 그는 캐주얼한 정장에 안에는 회색 티를 입고 있었다. “선수들이 그래도 홈 경기인데 트레이닝복은 좀 아니지 않냐고 해서…”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시즌 두번째 슈퍼매치는 이을용 감독대행이 경기 전 언급한 흐름대로 이어졌다. 서울은 미드필드에서 주도권을 잡았고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면담을 통해 위치를 중앙에서 측면으로 옮긴 에반드로의 어시스트를 받아 안델손이 서울에서의 데뷔골을 터트렸다. 전반 29분에도 두 선수는 비슷한 과정으로 골을 합작했다. 후반에 염기훈의 페널티킥으로 실점했지만 서울은 경기를 주도하며 2-1 승리를 거뒀다.
흔들리지 않던 이을용 감독대행의 목소리가 요동친 것은 경기 후였다. 그는 드러내지 못했던 큰 압박감에서 탈출한 모습이었다. "선수들의 이기려는 열정이 컸다"는 짧은 말로 승리 소감을 밝혔다.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대한 칭찬은 담담하게 했다. 2골을 넣은 안델손에게는 “득점이 터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오늘 골을 넣어 앞으로 더 넣을 것 같다"고 말했고, 2도움을 한 에반드로에게는 “그 전부터 측면에 세우는 걸 생각했다. 황감독님은 골게터가 없는 상황이어서 중앙에 활용했다”라며 포지션 변화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서는 “내가 원하는 템포 축구를 하려면 윙포워드가 빨라야 한다. 지금은 두 선수를 신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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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지속성이 끊어진 부분은 있었지만 미드필더를 거쳐, 측면으로 뿌려주는 템포 축구는 확실히 그 모습을 보였다. 안델손, 에반드로 외에도 박주영이 큰 범위로 움직이며 연계 플레이에 관여했다. 위치가 전진된 고요한, 신진호로 인해 전방에서 공간도 났다. 전방에서 압박을 시작하고 수비를 펼치며 에반드로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슈퍼매치는 1경기였을 뿐이지만 그 안에서 많은 성장도 있었다. 그는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하다보니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놓쳤다. 정신적으로 더 강하고, 큰 경기에서는 공을 쉽게 차도록 방향을 유도해야겠다”라며 K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90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