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y Buffon

172번째 A매치 부폰, 생애 첫 아주리 유니폼 입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자신의 172번째 A매치(FIFA 공인 성인 대표팀 국제경기)를 치른 골키퍼의 살아있는 전설 지안루이지 부폰이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그는 또 다른 의미에서 진정한 아주리 군단의 일원이 됐다. 

한국 시간으로 7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마케도니아와의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G조 9차전에서 부폰은 역사를 썼다. 개인 통산 172번째 A매치를 쓰며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A매치에 출전한 선수가 됐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모하메드 알 데아예아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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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폰보다 더 많이 A매치에 나선 선수는 아흐메드 하산(이집트, 184경기), 호삼 하산(이집트, 178경기), 클라우디오 수아레스(멕시코, 177경기) 3명 뿐이다. 유일한 현역인 부폰은 12번의 A매치에 더 나설 경우 세계 축구사의 대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된다.

마케도니아전에 나서는 이탈리아 대표팀은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키엘리니, 보누치, 인시네, 임모빌레 등 필드 플레이어들이 흰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이날은 이탈리아의 홈 경기였고, 원정팀인 마케도니아는 전통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탈리아는 자신들을 대표하는 아주리(푸른색) 홈 유니폼을 입으면 됐지만 원정 유니폼을 택했다.

그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부폰이었다. 부폰이 바로 그 아주리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Buffon

1997년부터 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부폰은 한번도 아주리 군단의 상징인 푸른색 유니폼을 입아 본 적이 없다. 그의 포지션이 필드 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였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식별을 위해 골키퍼들은 필드 플레이어와 다른 색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도 골키퍼들은 붉은색이 아닌 녹색이나 노란색 등의 유니폼을 입는다. 

부폰은 이탈리아 대표팀 골키퍼로서 대부분 회색 유니폼을 입었었다. 간혹 검은색이나 붉은색, 녹색, 노란색 유니폼은 입을 수 있었지만 ‘아주리 군단’에서 20년을 뛰고도 정작 푸른색 유니폼은 한번도 입을 수 없었다.

필드 플레이어들이 흰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부폰 혼자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건 아주리 군단을 위한 20년의 헌신에 대한 보답이었다. 이탈리아 언론은 “드디어 부폰이 아주리와 맺어졌다”라고 보도했다. 172번째 A매치를 기념하기 위해 이탈리아 대표팀과 동료들이 준비한 선물이었다. 

20년 동안 부폰이 이탈리아 대표팀에 남긴 족적은 크다. 2006년에는 독일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참가라는 대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1997년 러시아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기에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이번 월드컵 참가는 부폰 본인이 A대표팀 커리어를 화려하게 장식할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언급해 왔다. 러시아 역시 그런 역사를 스토리텔링에 쓰기 위해 부폰의 본선행을 간절히 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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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그의 172번째 A매치의 유일한 흠은 결과였다. 이탈리아는 마케도니아를 상대로 전반 40분 키엘리니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32분 트라코브스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스페인(승점 25) G조 2위를 확정한 이탈리아(승점 20)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행을 타진하게 됐다.

부폰과 이탈리아 국민, 그리고 개최국 러시아까지 기다리는 본선 진출을 위해선 한번 더 고비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대표팀 역사에서도 가장 특별하고 독특한 아주리 유니폼이 탄생한 그날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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