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최다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 현대는 지난 시즌 명성에 제대로 금이 갔다.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과 박원재 감독대행을 거쳐 김두현 감독이 팀을 이끄는 동안 ‘승리 DNA’를 잃어버린 전북은 강등권으로 추락하더니,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간 끝에 가까스로 잔류했다.
전북은 결국 겨우 내 체질 개선에 집중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사령탑이자,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을 선임했다. 이어 확실한 득점력을 지닌 스트라이커 콤파뇨와 검증된 센터백 김영빈,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송범근, 차세대 풀백 최우진 등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물론 전북이 사령탑을 교체한 데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음에도 우려의 시선은 존재했다. 잃어버린 ‘승리 DNA’를 되찾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북은 실제로 이번 시즌 개막 후 5경기 동안 1승(2무2패)에 그쳤고, 자연스레 포옛 감독 체제에서도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포옛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K리그1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또 본인의 철학을 팀에 입혀내기 시작하더니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해 13경기 무패를 달리며 분위기를 확실하게 바꿨다. 코리아컵까지 포함하면 무패는 15경기로 늘어난다.
전북은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29골을 뽑아내며 ‘닥공(닥치고 공격)’도 부활했다. 단순히 공격만 화끈한 게 아니다. 수비도 안정화됐다. 15경기에서 10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공수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K리그1만 놓고 보면 최다 득점(27골), 최저 실점(12골) 모두 1위다.
지난해 12월 취임 기자회견 당시 “지난 시즌은 다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승리할 수 있다는 철학을 내세워서 선수들과 함께 우리가 잘하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 선수단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 또 구단 역사를 다시 가지고 오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던 포옛 감독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포옛 감독의 지도하에 파죽지세의 기세로 선두로 올라선 전북은 10번째 별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지난 시즌 강등권까지 추락하며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고, 이번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성적이 좋아지자 국가대표에 발탁된 선수들도 나왔다. K리그1 최다득점 1위(11골)를 달리는 전진우를 비롯해 김진규, 박진섭이 이달 이라크(6일·바스라국제경기장)와 쿠웨이트(10일·서울월드컵경기장)로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10차전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은 앞서 3월엔 국가대표에 발탁된 선수가 없었다.
발길을 돌렸던 팬들도 다시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울산 HD와 ‘현대가 더비’에서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입장권이 매진됐다. 이날 총 3만1천83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 시즌엔 관중 3만명을 넘긴 적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