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쉽지 않은 경기다. 분명 모든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반드시 승점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 승리를 약속했던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이 35년 만에 이라크(59위) 원정을 떠나 승리와 함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의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경기에서 김진규(전북)와 오현규(헹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무패행진(5승4무)을 이어가면서 B조 1위(승점 19)를 지킨 한국은 11회 연속,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한국은 수비라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아킬레스건염 부상으로 인해 소집되지 못한 데다, 발 부상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소집됐으나 명단에서 제외돼 전력 공백이 불가피했다. 최고 기온이 무려 45도에 달하는 이라크의 무더운 날씨와 이라크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6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바스라 국제경기장은 이날 이라크 관중들로 가득 찼다.
실제 한국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고, 또 거칠게 나온 이라크에 고전했다. 그러다 전반 25분을 기준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알리 알하마디(스토크 시티)가 경합 과정에서 축구화 스터드로 조유민(샤르자)의 얼굴을 가격했고, 주심은 알하마디에게 옐로카드를 줬다가 비디오판독(VAR) 온 필드 리뷰 이후 레드카드로 정정했다.
한국은 수비적으로 내려선 이라크를 상대로 공격을 몰아쳤다. 전반 30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쇄도한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왼발에 갖다 댔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35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프리킥을 이재성(마인츠)이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방향을 틀었으나 골대 상단을 때렸고, 전반 추가시간 4분엔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또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홍 감독은 하프타임 때 변화를 꾀했다. 박용우(알아인)를 빼고 김진규를 넣었다.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더 공격적으로 몰아붙이겠다는 포석이었다. 후반 15분엔 황희찬과 오세훈(마치다) 대신 오현규와 문선민(서울)을 투입했다. 홍 감독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후반 18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김진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오른발로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리드를 잡은 홍 감독이지만 확실하게 승리를 확정 짓고자 한 골에 안주하지 않았다. 테크니컬 에어라인에서 태극전사들에게 더 공격적으로 몰아붙일 것을 주문했고, 후반 29분엔 이재성을 빼고 전진우(전북)를 투입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용병술은 적중했다. 후반 37분 전진우의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오현규가 오른발로 툭 밀어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