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도쿠Getty Images

'10대 선수 역대 최다 드리블' 도쿠, 벨기에 희망 떠오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FIFA 랭킹 1위 벨기에가 유로 2020 8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1-2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만 19세 신성 제레미 도쿠가 맹활약을 펼치며 희망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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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UEFA 유로 2020 8강전에서 1-2로 패했다. 이와 함께 벨기에의 우승 도전은 8강에서 막을 내렸다.

이 경기에서 벨기에는 평소대로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가 발목 인대 부상에도 출전을 감행하면서 주장 에당 아자르가 부상으로 결장한 걸 제외하곤 16강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온 벨기에였다. 아자르를 대신해 벨기에 막내이자 만 19세의 신예 측면 공격수 도쿠가 깜짝 선발 출전했다. 드리스 메르텐스와 야닉 카라스코 같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유로 8강전과 같은 큰 무대에 주전으로 나선 것.

벨기에 선발 라인업 vs 이탈리아https://www.buildlineup.com/

상대는 유럽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였다. 당연히 긴장될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이라고는 모른다는 듯 연신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를 구사하며 이탈리아의 측면을 파괴해 나갔다.

먼저 그는 3분경, 측면에서 상대 선수 한 명을 드리블로 제치고 들어갔으나 커버를 들어온 이탈리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조반니 디 로렌초의 수비 커버에 막혔다. 그는 이어서 16분경, 데 브라이너의 짧은 코너킥을 받아 빠른 스피드로 이탈리아 핵심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를 제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초반 2번의 드리블 돌파를 통해 시동을 걸기 시작한 그는 팀이 2실점을 허용하면서 흔들리고 있었던 전반 종료 직전 수비형 미드필더 악셀 비첼의 패스를 받아 빠른 스피드로 치고 들어가면서 디 로렌초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도쿠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간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벨기에는 전반전을 1-2로 마치며 후반 공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그는 유로 2004 당시 혜성처럼 등장했던 잉글랜드 천재 공격수 웨인 루니(당시 만 18세)에 이어 유로 본선에서 페널티 킥을 얻어낸 10대 선수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후반 들어 도쿠가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후반 8분경, 다시 한 번 디 로렌초를 제치고 들어갔다. 이어서 후반 10분경엔 짧은 코너킥을 받아선 빠른 스피드를 살린 드리블로 베라티를 제치고 루카쿠를 향해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으나 이탈리아 수문장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에게 중도 차단됐다. 후반 12분경엔 수비 진영에서 가로채기를 성공시킨 후 벨기에 왼쪽 윙백 토르강 아자르의 원터치 힐패스를 받아선 빠른 스피드로 치고 가면서 이탈리아 오른쪽 측면 공격수 페데리코 키에사의 태클을 피했으나 곧바로 커버를 들어온 치로 임모빌레의 태클에 저지됐다.

다시 그는 후반 25분경, 하프 라인 근처에서 패스를 받은 과정에서 디 로렌초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고선 키에사를 제치고 반대편 측면으로 연결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어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반 종료 7분을 남긴 시점에 현란한 드리블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이탈리아 수비수들을 연달아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고 말았다.

벨기에는 후반 25분경에 토마스 뫼니에르를 대신해 교체 출전하면서 왼쪽 윙백 역할을 수행한 나세르 샤들리(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토르강 아자르는 오른쪽 윙백으로 이동했다)가 투입된 지 4분 만에 부상을 당하면서 중앙 미드필더 데니스 프라트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에 벨기에는 오른쪽 측면에 공격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왼쪽 측면 공격엔 도쿠 한 명만 배치하고선 마치 농구에서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하듯 도쿠에게 일대일 공격을 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그의 드리블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했던 과감한 전술적인 선택이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무려 8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이탈리아 팀 전체가 기록한 드리블 돌파 숫자(5회)보다도 많은 수치이다. 게다가 이는 축구 전문 통계 업체 'OPTA'에서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월드컵은 1966년, 유로는 1980년)로 십대 선수가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한 경기에 성공한 역대 최다 드리블 돌파에 해당한다. 

그는  소속팀 스타드 렌에서 무려 278개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면서 차세대 축구 황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앙 음바페(261개)를 제치고 프랑스 리그1 드리블 왕에 등극했다. 이이 대해 음바페는 "이렇게 빠르게 최고 속도에 도달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라며 칭찬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경이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수비진을 휘저은 도쿠이다.

결과적으로 벨기에는 이탈리아에게 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만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도쿠였다. 즉 팀은 패했으나 선수는 빛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벨기에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을 시작으로 유로 2016 8강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 3위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특히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FIF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연히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벨기에이다. 그 중심엔 아자르와 데 브라이너, 루카쿠를 비롯해 악셀 비첼과 메르텐스, 토마스 베르마엘렌,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렐트 등으로 이어지는 황금세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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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벨기에는 황금세대 선수들 중 상당수가 30대 중반(베르마엘렌, 베르통언, 메르텐스, 알더베이렐트, 비첼)에 접어들면서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고, 주장 아자르와 에이스 데 브라이너가 대회 기간 내내 부상을 달고 뛰면서 정상적인 전력을 구축하기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벨기에는 유리 틸레망과 제이슨 디나이어, 레안데르 덴동커 같은 이번 유로를 통해 주축으로 자리매김했어야 하는 20대 중반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심지어 좌우 측면 수비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티모시 카스타뉴는 러시아와의 조별 리그 1차전에서 27분경 안면 골절상을 당해 일찌감치 대회에서 낙마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이래저래 악재가 따른 벨기에이다. 하지만 막내인 도쿠가 이탈리아전에 맹활약을 펼치며 세대교체가 예상보다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벨기에 대표팀에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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