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수원]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 수문장이자 '원클럽맨' 박배종(32)이 K리그 통산 200경기를 치렀다. 오랜 시간 수원FC의 몸담으면서 희로애락을 함께한 그는 "수원FC는 제게 많은 기회를 줬다.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게 해줘서 늘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배종은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4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골문을 지켰다. 킥오프에 앞서 그의 200경기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이때 수원FC 홈팬들은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이날 박배종은 비록 2실점을 헌납했지만, 놀라운 '선방쇼'를 펼쳤다. 일대일 찬스는 물론이고, 중거리슛도 틀어막았다. 특히 비가 쏟아진 탓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몸을 날려 막아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그는 선방 2회와 펀칭 2회, 걷어내기 2회에 더해 박스 안 선방 1회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도균(45) 감독은 "한 팀에서 200경기를 이뤄냈다는 걸 우선 축하한다"고 운을 뗀 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박배종 선수의 선방 덕분에 비겼다고 생각될 정도로 훌륭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된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박배종은 "200경기였기 때문에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했는데, 비겨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시작하고부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실점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유독 박배종은 박스 안에서 김천 공격수들과 충돌이 잦았다. 200경기 기념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이 직접 경기장에 찾았기 때문에 경기를 뛰면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선 "부딪히고 다쳤을 때 가족들이 많이 걱정한다. 한편으로 아내가 내조를 잘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사실 박배종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이번 시즌 초반까지 출전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5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골문을 지키고 있다.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오래 보냈지만, 그는 "주전이든 아니든 경쟁하는 건 당연하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경기에 들어갈 수 있게 준비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매 시즌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며 덤덤했다.
박배종은 군 복무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2년 동안 아산무궁화FC에서 뛰던 시절을 제외하곤 줄곧 수원FC를 위해 헌신해왔다. 2012년 내셔널리그 시절 수원시청 때 입단해 10년간 떠나지 않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원클럽맨'이다.
박배종은 "어릴 적 수원이 논밭이었을 때부터 살았다. 수원FC가 점점 좋아지는 걸 보면서 더 좋아졌고, 제게 많은 기회도 줬다.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게 해줘서 늘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만큼 누구보다 수원FC의 변모를 잘 알고 있을 듯하다는 질문에 박배종은 "일단 라커룸이 많이 변했다. 실업팀 시절에는 경기장 나오는 통로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만큼 열악했었는데, 지금은 환경이나 운영이 정말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원FC에서 뛰면서 가장 좋았을 때를 묻자 박배종은 망설임 없이 "처음 승격했을 때다"고 말한 뒤 "지금은 잔류하는 게 목적이다. 수원FC가 K리그1에 계속 잔류하면 팬들이 보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끝으로 박배종은 "현재 팀이 최다 실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4경기에서 최대한 실점을 줄이는 게 목표다. 그리고 기분 좋게 잔류를 확정한 뒤에 편하게 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