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BD33’ 벤 데이비스(32)가 “떠나더라도 가족인 건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10년간 한솥밥을 먹은 ‘절친’ 손흥민(33·이상 토트넘)을 향한 남다른 우애를 드러냈다.
데이비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당연히 손흥민은 제게 가족 같은 존재다. 팀을 옮긴다고 해서 연락을 안 할 건 아니”라고 말했다.
2014년 토트넘에 입단한 데이비스는 이듬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과 동료의 연을 맺었다. 이후 동고동락하며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했다. 자연스레 데이비스와 손흥민은 둘도 없는 ‘단짝’이 됐다.
실제 데이비스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오랜 시간을 함께 뛰었다. 우리는 경기에서 뛸 때 손등을 보는 것처럼 서로에 대해 잘 안다”며 “특히 그는 내 아들의 대부”라면서 손흥민을 단순한 동료가 아닌 가족과 같이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흥민 역시 “데이비스는 내게 가족과 같은 사람이다. 정말 특별한 존재”라며 “서로 알고 지낸 지 엄청 오래됐다. 나는 데이비스에게 많이 의지한다. 그는 정말로 훌륭한 인품을 지녔고, 또 10년 동안 항상 변함없이, 일관되게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더는 토트넘에서 데이비스와 손흥민이 함께하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은 이날 뉴캐슬전이 ‘고별전’이 됐다. 뉴캐슬전을 끝으로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이자 친구 그리고 사람”이라고 강조한 데이비스는 “오랫동안 함께했는데 떠난다니까 굉장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앞으로 손흥민 없이 경기할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축구에 대해서도, 인생에 대해서도 가감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라며 “손흥민이 어느 팀을 가든지 성공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떠나서 굉장히 슬프다. 그러나 친구로서 새로운 팀에서도 행복하게 축구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손흥민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묻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경기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답한 데이비스는 “손흥민과 다시 만나는 날이 그렇게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 금방 또다시 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데이비스는 “지난 10년간 토트넘이 정말 많이 변했는데, 그 과정에서 손흥민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여러 번 한국을 방문한 것도 손흥민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손흥민이 떠난다는 건 아주 슬픈 일”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