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구본철(강원FC)이 간절함을 안고 모든 걸 쏟아냈다고 밝혔다.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중국)와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권역 리그 스테이지 1차전 홈경기에서 2대 1 승리를 거둔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지난 3월 성남FC를 떠나 강원으로 임대 이적한 구본철은 주로 교체 자원에 머무르면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실제 이날까지 공식전 14경기에 출전했다. 다만 그는 기회를 부여받을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제 몫을 해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구본철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강원이 0대 1로 뒤지고 있던 후반 9분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볼을 잡은 그는 옆에서 달려 들어오던 홍철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홍철은 지체하지 않고 낮고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구본철은 흐름을 이어가 후반 18분엔 승부를 뒤집는 역전골을 뽑아냈다. 김대원의 논스톱 발리슛이 수비벽에 막힌 후 문전 앞으로 볼이 떨어지자 재빠르게 달려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높은 집중력과 볼을 향한 집념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결국 구본철의 역전골은 결승골이 됐다. 강원은 남은 시간 1골 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구본철은 “개인적으로 이 대회가 처음이고, 팀도 창단 이래 처음 대회에 참가하는데 승리해서 기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특히 더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선수들이 모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준비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그래서 승부를 뒤집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오늘 승리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구본철이 눈부신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간절함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 기회가 다시 안 올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뛰었다”는 그는 “그러다 보니 저한테 기회가 왔고 팀의 승리를 이끌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2020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후 곧장 부천FC로 임대돼 프로에 데뷔한 구본철을 이후 인천으로 다시 돌아와 활약했다. 그러다 2022년 성남으로 적을 옮긴 후 군 복무를 위해 김천 상무에서 뛰다가 올해 임대 이적을 통해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구본철은 “사실 2022년도에 성남에서 뛸 때 정경호 감독님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다”며 “감독님께서 제 스타일을 잘 아셨기 때문에 제가 김천에서 전역한 후 성남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 먼저 손을 내밀어주셔서 강원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저를 구원해주셨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감독님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의 뜻을 표현한 후 “그렇기에 제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때도 항상 뒤에서 묵묵하게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