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혹자는 실력이 아닌 투혼에 의지하는 건 자랑이 아닌 부끄러움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계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한국 축구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보다 투혼이기도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독일을 상대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전에서 유니폼에 새겨진 투혼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필사적인 경기력을 앞세워 교체 선수까지 포함한 총 14명이 118km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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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의아한 장면도 있었다. 후반 부상당한 구자철을 대신해 56분 교체 출전한 황희찬은 79분 고요한과 다시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보통 교체 투입된 선수가 다시 교체되는 건 부상, 혹은 치명적인 작전 수행 실패가 있었을 때 발생하는 일이다. 그러나 황희찬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뒤, "팀이 승리해 기쁘다. 급했고, 정신없는 상황이었다. 감독님과는 지나치면서 인사를 나눴다. 아쉬운 건 전혀 없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팀이 승리했다. 오늘의 승리를 즐기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부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교체 투입 후 단 23분 만에 재교체되는 건 자칫 선수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결정이다. 그러나 황희찬은 무조건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며 웃었다. 오히려 그는 "(고)요한이형이 들어가면서 어찌됐든 우리가 이겼다"며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운동장 안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황희찬다운 반응이었다.
실제로 황희찬은 이번 월드컵 조별 리그 3경기에 출전해 태클 시도 횟수 12회를 기록했다. 이는 전부 다 그가 앞선 두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스웨덴전, 멕시코전에서 기록한 태클이다. 황희찬이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칠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독일전을 제외하면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면서도 경기당 태클을 6회씩 시도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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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황희찬은 공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는 유형의 공격수다. 실제로 그가 이번 월드컵에서 기록한 경기당 태클 시도 6회는 전방 압박 전술이 크게 유행하는 유럽 빅리그 정상급 공격수와 비교해도 앞서는 수치다. 전방 압박 예찬론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의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연상케 하는 활동량을 자랑하는 최전방 공격수다. 그의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태클 횟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3.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3.3회였다.
황희찬이 월드컵에서 기록 중인 태클 시도 횟수 12회는 32개국의 모든 공격수를 통틀어 이번 대회 1위에 해당한다. 그다음으로 많은 태클을 시도한 공격수는 알프레드 핀보가손(아이슬란드, 9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