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홍정호의 중국 생활이 1년 만에 끝날 위기에 놓였다. 아직 계약 기간이 2년 6개월 남았지만 소속팀 장쑤 쑤닝은 홍정호를 배제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방출 수순이다.
중국 슈퍼리그의 장쑤는 13일 카메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인 벤자민 무캉조의 영입을 발표했다. 무캉조가 합류하며 장쑤의 외국인 선수는 6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중국 슈퍼리그는 규정 상 외국인 선수 보유는 5명까지 되고, 출전은 3명으로 제한한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아시아쿼터를 폐지했다. 자국 선수 육성을 유도하기 위한 변화였다.
6명의 외국인 선수 중 1명을 정리해야 하는 장쑤의 선택은 홍정호였다. 이는 최근 호주 국가대표 수비수인 트랜트 세인스버리가 복귀하면서 예고된 결과였다. 알렉스 테세이라, 하미레스, 로저 마르티네스를 여전히 신뢰하는 상황에서 세인스버리와 무캉조를 더해 부진한 성적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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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는 지난해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를 떠나 장쑤로 이적했다. 당시 장쑤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용수 감독의 강력한 러브콜이 있었다. 장쑤는 홍정호 영입을 위해 아우크스부르크의 역대 이적료 수입 2위에 해당하는 600만 유로(약 75억원)를 지불했다.
최용수 감독은 홍정호를 장쑤 수비의 중심에 세웠다. 시즌 도중 감독 교체를 단행한 장쑤는 리그 준우승, FA컵 준우승으로 소기의 성과를 냈다. 최용수 감독은 홍정호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 1월 세인스버리를 장쑤의 모기업인 쑤닝그룹이 인수한 인터밀란으로 임대 보내기도 했다.
올 시즌도 홍정호의 비중은 컸다. 문제는 성적 부진이었다. 장쑤는 하위권을 맴돌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진출했지만 상하이 상강에게 패하며 그마저도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 탈락 후 최용수 감독은 지휘봉을 놔야 했다.
가장 든든한 지지자였던 최용수 감독이 물러난 뒤 홍정호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새로 부임한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수비 밸런스를 강화한 뒤 빠르고 심플한 공격으로 득점을 하는 전술을 즐긴다. 유럽에서도 수비 전략으로 명성이 높았던 그로서는 중심에 홍정호를 세우는 걸 못미더워 했다. 감독 교체로 입지가 흔들리는 유럽 내 아시아 선수의 상황이 홍정호에게 닥친 것이다.
결국 장쑤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변화를 추진했고 세인스버리 복귀로 가닥을 잡았다. 카펠로 감독 부임 후에도 큰 반전을 보이지 못하며 15위에 쳐져 있는 장쑤는 무캉조 영입으로 한번 더 변화를 줬다. 강등 위기에서 새로 영입한 이름값 높은 외국인 감독의 선택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장쑤였다.
에이전시인 C2 글로벌도 장쑤 외국인쿼터에서 홍정호가 제외됐음을 통보 받았다고 인정했다. 홍정호 측은 미래에 대한 고민에 돌입한 상태다. 선택지는 다양한다. 때 마침 유럽 이적시장이 열려 있는 상태다. 1년 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경기력을 보여 준 홍정호로서는 유럽 복귀 가능성이 남아 있다. K리그로 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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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가 큰 홍정호로서는 당장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으로의 이적이 중요한 상황이다. 관건의 장쑤의 입장이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차고 넘쳤지만 적잖은 이적료를 주고 데려와 계약이 2년 6개월이나 남은 선수를 방출 형태로 처리하기엔 곤란하다. 임대 혹은 이적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높아진 연봉도 걸림돌이다. 홍정호는 장쑤로 이적하며 연봉 25억원 가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받던 연봉의 4배가 넘는다. 아시아 수비수에게 그 정도 연봉을 지불할 수 있는 리그는 중국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정호 스스로 연봉을 상당 부분 깎는 고충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