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토트넘의 7~80년대를 풍미한 '천재 미드필더' 글렌 호들(60)이 올 시즌 4호골을 터뜨린 손흥민(25) 활용법을 두고 신선한 견해를 밝혀 관심이 집중된다.
손흥민은 지난 22일(한국시각)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원정에 나선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H조 5차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도르트문트전 득점은 그가 올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를 통틀어 네 번째 골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 그가 터뜨린 네 골 중 무려 세 골이 토트넘한테 승리를 안긴 결승골로 이어진 점이 고무적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이날 3-4-1-2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대개 토트넘이 중앙 수비수 세 명을 배치하는 '백스리' 수비라인을 구성할 때는 공격수 숫자가 한 명 줄어드는 만큼 손흥민의 출전 기회를 잡는 건 쉽지 않았다. 토트넘의 척추를 구성하는 해리 케인(최전방 공격수),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이상 공격형 미드필더)는 사실상 붙박이 주전으로 전술과 관계없이 매 경기 선발 출전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은 올 시즌부터 백스리를 쓸 때도 공격진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기존 3-4-3과는 다른 3-4-1-2로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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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은 손흥민이 예전부터 소화한 왼쪽 측면 공격수보다는 케인과 함께 '투톱' 조합을 이룰 때 가장 효과적인 활약을 펼친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르트문트전이 끝난 후 자신이 패널리스트로 출연한 'BT 스포트'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토트넘은 전반전에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때도 토트넘의 작은 희망이 된 건 손흥민이었다"고 칭찬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최전방의 '투톱 공격수'로 나서며 모처럼 맹활약을 펼치자 그를 활용하는 방법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효과적인 활약을 펼치려면, 한국 대표팀에서도 누군가 케인, 에릭센, 알리의 역할을 일정 부분 해줘야 한다는 게 가장 일관적인 지적이었다. 대표팀이 이달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본격적으로 손흥민을 축으로 한 4-4-2 포메이션의 '투톱' 공격진을 구성하면서도 주목을 받은 건 그의 파트너로 출전한 이근호, 이정협, 구자철 중 누가 그를 살려줄 헌신적인 플레이를 가장 잘 하느냐였다.
그러나 호들 감독은 이와 정반대의 견해를 밝혔다. 손흥민과 '투톱' 조합을 이룬 덕분에 오히려 케인이 더 원활하게 활약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호들은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 두 명 중 한 명으로 중용되면 팀을 위해 시간을 벌어주며 공간까지 만들어준다. 그는 항상 뒷공간으로 침투할 준비가 돼 있는데, 이렇게 그가 문전으로 침투하며 수비를 물러서게 하면 케인이 그 앞에서 발생하는 공간을 찾아들어갈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을 한꺼번에 세우는 토트넘의 공격 전술은 잘 이행되고 있다. 손흥민은 매우 영리한 선수이며 지금 이 자리가 그에게는 측면보다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주목되는 손흥민의 '투톱' 공격수 중용론은 사실 그에게는 낯선 포지션이 아니다. 손흥민이 개인 통산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 2012-13 시즌(12골), 그는 당시 소속팀 함부르크 SV에서 아르트욤스 루드네브스와 '투톱'을 구성하며 4-4-2 포메이션에서 활약했다. 손흥민은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인 21골을 넣은 지난 시즌에는 유독 '타겟형 공격수' 빈센트 얀센과 함께 뛸 때 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이처럼 그는 '원톱'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면, 상대의 수비 전술에 따라 기복 있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투톱' 공격수로는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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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투톱'의 손흥민은 '도움을 받는 선수'가 아닌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라고 평가한 호들은 현역 시절 토트넘 팬들에게 '레전드'로 칭송받았다.
호들은 단 12세에 토트넘 유소년 팀에 합류한 후 1975년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그는 해외 진출에 도전하기 위해 AS 모나코로 이적한 1987년까지 무려 12년간 토트넘에서만 활약했다. 호들은 토트넘에서 활약한 시절 1984년 UEFA컵(현 유로파 리그) 우승, 1981년과 1982년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7년 '무게 중심과 볼 컨트롤, 비교가 무의미한 패스 능력과 비전, 세트피스와 오픈 플레이를 가리지 않는 빼어난 슈팅 능력을 보유했던 선수'라는 설명과 함께 잉글랜드 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또한, 호들은 현역 은퇴 후 잉글랜드 대표팀, 토트넘, 울버햄프턴 등에서 감독직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