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소보슬라이Getty Images

'헝가리 베컴' 별명 인증한 소보슬라이의 멀티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헝가리 베컴이라고 불리는 RB 라이프치히 미드필더 도미니크 소보슬라이가 애칭에 걸맞는 환상적인 킥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슈투트가르트전 4-0 대승을 견인했다.

라이프치히가 레드 불 아레나 홈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2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마인츠와의 개막전 0-1 패배를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라이프치히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안드레 실바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에밀 포르스베리를 중심으로 크리스토퍼 은쿤쿠와 소보슬라이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아마두 아이다라와 타일러 아담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요십 그바르디올과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모하메드 시마칸과 빌리 오르반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페테르 굴라치 골키퍼가 지켰다.

라이프치히 선발 라인업 vs 슈투트가르트Kicker

마르첼 할슈텐베르크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앙헬리뇨마저 근육 통증으로 결장하면서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영입한 멀티 수비수(중앙 수비와 왼쪽 측면 수비를 동시에 소화한다) 그바르디올이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고,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케빈 캄플을 대신해 소보슬라이가 선발 출전하면서 개막전에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던 아이다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간 게 눈에 띄는 변화였다. 선발 라인업 구성 자체는 개막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가져가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주효했다. 라이프치히는 전반에만 무려 17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분데스리가 역대 전반전 기준 최다 슈팅에 해당했다. 시종일관 슈투트가르트의 골문을 두들기면서 공격을 주도한 라이프치히였다.

라이프치히 공격의 중심엔 소보슬라이가 있었다. 그는 장기인 킥 능력을 바탕으로 라이프치히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67분을 소화하는 동안 슈팅 4회를 시도했고, 이 중 3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75%에 달하는 높은 슈팅 정확도를 자랑했다. 슈팅 숫자 자체는 수비수인 오르반이 5회였으나 유효 슈팅은 소보슬라이가 최다였다. 게다가 오르반의 슈팅 중 2회는 소보슬라이의 코너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에 더해 그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4회의 찬스메이킹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 역시 가장 높은 92%를 자랑했고, 심지어 롱패스 성공률은 100%였다. 게다가 크로스도 8회를 시도해 5회를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배달하면서 62.5%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크로스는 통상적으로 30% 이상의 성공률만 나와도 높은 편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65분경에 4번째 골이 터져나오면서 사실상 승부가 결판이 나자 제시 마시 라이프치히 감독은 69분경에 실바와 소보슬라이, 아이다라를 빼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결과는 4-0이었고, 슈팅 숫자는 28회에 달했으며, 심지어 유효 슈팅도 무려 12회를 가져갔음에도 라이프치히는 슈투트가르트 골키퍼 플로리안 뮐러의 경이적인 선방쇼에 막혀 38분경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특히 15분경 소보슬라이의 크로스에 이은 은쿤쿠의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어 바로 앞에서 방향이 바뀌었음에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손끝 선방을 펼친 뮐러였다. 23분경엔 실바의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도 선방해냈다. 이미 지난 마인츠와의 개막전에서도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와 로빈 첸트너 골키퍼의 선방쇼에 고전하면서 0-1로 패한 라이프치히였기에 자칫 초조해질 수 있었던 흐름이었다(공교롭게도 뮐러와 첸트너 모두 마인츠 유스 출신으로 둘이 오랜 기간 주전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라이프치히엔 소보슬라이가 있었다. 38분경 실바의 드리블 돌파 장면에서 슈투트가르트 수비수 마크-올리버 켐프가 먼저 위치를 잡으면서 걷어냈으나 이를 가로챈 소보슬라이가 각도가 거의 없는 위치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소보슬라이의 골 덕에 전반전을 1-0으로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라이프치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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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는 후반 킥오프와 동시에 패스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은쿤쿠의 전진 패스를 실바가 감각적인 힐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포르스베리가 수비 사이를 침투해 들어가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3번째 골은 다시 소보슬라이의 킥에서 나왔다. 소보슬라이는 후반 5분경, 다소 각도가 없는 곳에서 크로스성으로 강력한 프리킥을 가져간 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다시 2분 뒤(후반 7분), 더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아웃프런트로 강하게 깎아찬 킥이 슈투트가르트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와 시마칸을 지나가면서 그대로 골문에 꽂혔다. 이번 2라운드 분데스리가 베스트 골에 뽑힐 만한 환상적인 골이었다.

라이프치히는 63분경, 포르스베리의 패스를 받은 은쿤쿠가 돌아서면서 때린 슈팅이 켐프 손에 맞으면서 핸드볼 반칙에 의한 페널티 킥이 선언됐고, 이를 실바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소보슬라이는 이미 레드 불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킥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이 정평이 나있었다. 잘츠부르크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 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27경기에 출전해 9골 14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고, 2020/21 시즌엔 전반기만 뛰고도 12경기에 출전해 4골 8도움으로 경기당 1개의 공격포인트(골+도움)를 기록했다.

지난 해 11월 13일에 있었던 아이슬란드와의 유로 2020 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는 정규 시간이 모두 끝나고 추가 시간 2분경에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으며 헝가리 대표팀의 유로 본선 진출을 견인한 바 있다. 헝가리의 새로운 축구 영웅이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유로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한 달 뒤인 12월 22일에 심각한 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라이프치히로 이적하고도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심지어 유로 2020 본선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던 소보슬라이였다.

6개월 간의 재활 끝에 부상 복귀한 그는 잔트하우젠과의 DFB 포칼 1라운드에서 교체 출전으로 12분을 뛰고도 라이프치히 데뷔골을 넣으며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이어서 라이프치히에서 첫 선발 출전이었던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4-0 대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잘츠부르크 시절 은사였던 마시 감독 밑에서 훨훨 날아오르고 있는 소보슬라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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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 감독은 과거 소보슬라이에 대해 "난 그를 현시대의 데이빗 베컴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베컴은 감아차기도 하고 끊어차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슈팅을 가져갈 수 있는데 그 역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베컴과 플레이 스타일에선 차이가 있지만 킥력만큼은 진짜배기라는 소리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환상적인 오른발 킥으로 2골을 넣으며 독일 전역에 흥분을 가져다 주고 있다.

현재 라이프치히는 킥 스페셜리스트인 주장 마르첼 자비처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에 연결되고 있다. 라이프치히와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태에서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는 자비처이다. 이에 마시 감독 역시 '주드도이치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난 자비처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선수가 떠나고 싶어한다면 잡기는 어려운 일이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만약 자비처가 라이프치히를 떠난다면 팀 내 킥 전담 선수 역할은 자연스럽게 소보슬라이가 물려받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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