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world cup koreaGetty Images

2002년 멤버들이 위기의 대표팀에 보낸 당부는?

[골닷컴] 서호정 기자 =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월드컵 연속 진출 실패의 위기 앞에 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해 저마다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포함 총 아홉 차례 월드컵에 진출한 한국 축구는 현재 백척간두의 위기에 있다. 지난 14일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미 지난 3월에도 중국에게 패했던 한국은 승점 13점으로 승점 12점의 우즈베키스탄과 A조 2위를 놓고 마지막 2경기에서 치열한 다툼을 해야 한다. 한국의 남은 2경기 상대는 이란(홈)과 우즈베키스탄(원정)이다. 

위기가 가중되자 결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났다. 8월 말 시작되는 최종예선 2연전까지 감독 선임이 급하다. 하지만 아직 감독 선임을 결정할 새 기술위원장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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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의 실책도 컸지만 선수들의 경기력과 국가대표에 임하는 자세도 질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하면 상징처럼 여겨지던 투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대표팀을 위한 희생과 헌신 없이는 월드컵 본선이라는 열매를 따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15년 전 한국 축구는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이라는 찬란한 신화를 썼다. 개최국의 힘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역대 아시아팀 중 누구도 가지 못한 무대를 밟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적인 강호를 넘어섰다.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에 당시의 영웅들이 모였다. TEAM 2002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들은 축구를 향한 뜨거운 성원에 사회공헌으로 보답하기 위해 다시 뭉쳤다. 취약 계층을 위해 기부를 이어 온 전국리사이클센터가 제공한 세탁기 100대와 함께 등장한 옛 영웅들은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또 다른 사랑으로 답했다. 

하지만 역시 관심은 위기의 대표팀을 구하기 위한 조언에 있었다. 선배들도 한국 축구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들은 “위기가 맞다. 하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 그 희망의 확률이 낮은 것도 아니다. 힘들 때 다시 한번 국민들의 신뢰와 성원이 필요하다. 그러면 한국 축구는 해낼 수 있다”라며 입을 모았다. 

한국 축구의 가장 화려한 역사를 쓴 그들은 대표팀에게 당부와 쓴 소리를 함께 보냈다. 송종국은 “한국 축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잊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한발 더 뛰는 플레이로 상대를 이겼다”라고 말했다. 이천수는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어서 새 감독이 선임되어야 우리가 무얼 할 지 준비할 수 있다”라며 축구협회 측을 향한 목소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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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최진철, 유상철 등 2002년 당시에도 고참이었던 이들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 위기를 봐야 한다고 했다. 김병지는 “4강까지 가는 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오대영(0-5 패배)이 두번이었다. 앞이 어둡기 때문에 위기인데 그러면 그 길을 가 본 이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차기 감독에게 필요한 점을 언급했다. 

유상철은 후배들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선배들이 이룬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의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자세와 그것을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 “국가대표로서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최진철은 이 위기를 대표팀과 축구협회만이 인식할 게 아니라 국민들도 느끼고 하나된 마음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모두가 하나의 신뢰로 뭉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국민들도 더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선배들은 위기 극복의 키워드도 던졌다. 이천수와 유상철은 ‘간절함’을, 송종국은 ‘자신감’을, 최진철은 ‘희생’, 김병지는 ‘투혼’을 말했다. 최태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우리 스스로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며 ‘자부심’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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